무궁화위성 수명단축으로 위성방송 참여희망업체 주춤

무궁화위성의 수명단축이 확실시됨에 따라 위성방송사업에 참여를 원한 일부기업들의 움직임이 최근들어 급격히 움추러들고 있다.

지난 5일 미국에서 발사된 국내최초의 방송통신위성 무궁화호가 정지궤도 진입에 실패해 무궁화위성의 수명이 당초보다 5년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그동안 위성방송사업에 눈독을 들이던 대부분의 기업들은 위성방송사업의 추진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무궁화위성의 수명이 4년~4년6개월로 예상보다 더 줄어들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위성방송 참여기업들은 아연해하면서 정부의 움직임을 관망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15일 AP통신은 미록히드 마틴사 기술자의 말을 인용、 "무궁화위성은 9개의 고체로켓중 1개를 분리하지 못해 정상궤도보다 낮은 궤도로 쏘아올려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은 원인으로 무궁화위성의 수명은 4년에서 4년6개 월에 불과해 사실상 전손처리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위성방송사업은 입법과 사업 자공고 등 본격적인 시행이 이뤄지기도 전에 좌초될 위기를 맞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금까지 위성방송사업에 직접참여를 원했던 업체들은 대개 3개 그룹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가 KBS를 비롯한 3개 방송사와 일부 신문사등 언론사이 고、 두번째는 삼성 현대 LG등 대기업군、 세번째는 종합유선방송협회 등 케이블TV업계이다. 이들 3개그룹가운데 KBS를 비롯한 기존 공중파 방송사들과 종합유선방송협회 등은 공보처가 이미 발표한 "선진방송 5개년 계획"에 따라 위성방송 사업참여가 일부분 보장돼 다소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위성방송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오던 10 여개 기업들중 삼성과 현대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무궁화위성의 수명이 단축될 것이 확실하자 대부분 "일단은 두고 보자"는 식으로 현재 주춤한 상태. 현재까지 위성방송사업에 참여를 원하고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과 현대를 포함해 LG 대우 코오롱 동아 한보 롯데 진로 쌍용 갑을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10여개의 대기업들이다.

이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현재 무궁화위성의 수명과 관련된 어떤 정보도 갖고있지 못해 위성방송사업 참여 여부자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위성의 수명과 관련、 명확한 발표가 있고 정보통신부와 공보처 등 정부관련부처의 정책이 발표된 이후라야 참여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고 말하고 있다.

송.수신에 필수불가결한 수조원대의 위성방송 관련장비시장을 두고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이들 업체들 은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컨버터)를 비롯해 수신안테나、 수신기 내장형TV 、 초소형 위성지구국 송신기등을 개발하거나 제품을 완성해놓고 위성방송의 개시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들 위성방송 관련장비업계는 오는 2000년까지 디지털용 수신기와 안테나가 4백여만대、 수신기 내장형 와이드TV가 2백50만대등 엄청난 수요가 발생、 수조원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들 장비업체들도 무궁 화위성의 수명이 단축될 것이 확실시되자 관련시장이 축소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은 위성방송관련 주무부처인 공보처가 오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최할 예정인 "선진방송 5개년 계획 (안)에 대한 공청회"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