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원 산책] 의미와 재미

일반적으로 음악가나 미술가중에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반대로 정치 가나 문인、 언론인의 평균수명은 다른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뭔가 이유가 있음직도 하다.

소련이나 동독이 공산주의국가로 건재하던 시절、 올림픽이 열렸다 하면 이들 국가 출신 선수들이 전체 금메달의 반이상을 차지하면서 그들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들 국가는 스포츠를 국가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육성하여 프로에 가까운 선수를 출전시켰고 서방국가들은 아마추어선수들을 출전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솔직히 말해 전자의 범위에 더 가깝지 않았나 생각된다.

여하튼 올림픽에서 전성기를 구가한 불과 몇년뒤 소련과 동독은 지구상에서그 이름이 사라지고 말았다.

인터네트의 사용이 보편화되어 많은 정보가 여러 사람에게 분산、 공유됨에 따라 좋은면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음란자료의 범람이다.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웹(Web)서비스를 이용하여 미국 플레이보이 나 "펜트하우스"잡지사가 제공하는 음란자료를 전송해가는 사례 가 늘고 있어 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도색자료가 인터네트의 사용자 확산과 이용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청소년에게 무분별하게 급속도로 전파되는 현상은 막아야 하겠지만 옛날부터 기술의 발전에는 사람들의 호기심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인터네트에 음란물자료가 유통 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하다.

80년대 프랑스에서는 향후 정보통신분야의 기술이 국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미니텔"서비스라는 단순한 형태의 정보통신서비 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미니텔"서비스는 6백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대성공을 거두어 오늘날 프랑스가 정보화부문에서 앞서가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니텔"서비스의 성공은 이 서비스가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음란 물을 유통시키는데 이용되었고 운영자도 이를 묵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PC가 컴퓨터산업 자체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PC자체가 사용에 편리 한 점이 많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게임기로서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 된다. PC를 켜고 손가락만 움직이면 몇시간이고 앉아서 별 희한한 게임을 다 즐기게 되니、 이것이 PC와 사람들이 가까워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올초 전국적인 붐을 일으켰던 "모래시계"라는 TV드라마는 우선 재미가 있어서 많은 사람이 시청했다. 그런데 재미에 더해 80년대 암울했던 한국의 현대 사를 재조명한다는 의미까지 부여되었으니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이다. 음악가나 미술가가 장수하는 것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재미"도 있고 그것이직업으로 연결되어 있어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소련이나 동독의 운동선수들이 올림픽을 휩쓸었던 것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이다. 스포츠를 재미로 하지 않고 직업 이라는 의미로 선택했을 때 인간의 능력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아마추어는 어떤 일을 "재미"로 하는 것이고 프로는 의미 를 갖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컴퓨터이용이 일반화되고 컴퓨터와 통신이 결합되어 정보사회가 더욱 고도화 되면 우리가 현재로는 상상하기도 힘든 여러형태의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어떤서비스는 큰 돈을 들여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고 사용하기 편리하게정보를 제공하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웹서비스처럼 초기에 음란물 유통이라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때문에 골치를 썩이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너무 강하게 규제하기 시작하면 정보통신서비스 자체가 위축되고 말 위험성도 있다. 재미가 없는 서비스는 활성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