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3사, 베트남 현지진출 잇따라

가전3사의 베트남 현지투자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초 미국 정부의 대베트남에 대한 엠바고(금수조치) 해제 이후 본격적으로 검토.추진돼온 가전3사의 베트남 현지생산을 위한 투자진출이 최근 수면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올초에 체결된 미국과 베트남간 국교 정상화로 가전3사의 시선이 베트남쪽으로 강하게 몰리고 있다.

가전3사중에서도 대우전자의 행보는 매우 빠르고 규모면에서도 가장 크다.

하노이시사이동 공단내 15만평의 부지에 컬러TV、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 과 편향코일(DY)、 고압변성기(FBT)、 튜너 등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짓고 있으며 2차로 VCR、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을 생산하는 공장 건설을 올연말경에 단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1차로 3천3백만달러가 투입됐고 연말에 기공할 2공장까지 합하면 총 3억달러가 투자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호치민시에서 기공식을 가진 삼성전자는 우선 내년 4월부터 연산7 만대 규모의 컬러TV 공장을 가동시킬 예정이다. 97년부터는 냉장고 공장도가 동시켜 오는 2000년에는 연산 컬러TV 35만대、 냉장고 10만대씩 생산할 수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2월에 현지 가전업체인 SEL사와 자본금 4백만달러(LG측 지분5 5%)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지난달에 정부 승인을 받음에 따라 하노이시 근교 마이반(MYVAN)지역에서 가전공장 기공식을 10월에 가질 계획이다. 우선1 천2백만달러를 투자해 컬러TV 연산 20만대、 컬러TV용 튜너 연산 1백20만대 규모의 가전공장을 내년 5월부터 가동시킨다는 기본방향도 확정해놓고 있다.

대우전자와 LG전자는 수도인 북부 하노이에、 삼성전자는 구베트남의 수도인 남부 호치민에 각각 자리를 잡은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현재 하노이는 사회간접자본(인프라)가 부족한데 비해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낮고 공업화가 한창 진행중이라는 희망을 내포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비해 호치민은 과거동남아 교역의 요충지로 상업과 인프라가 비교적 잘 발달돼 있다.

베트남이 가전3사의 현지생산 지역으로 꼽힌 것은 무엇보다도 인구 7천3백만 명의 자체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부터 출발하고 있다. 개방을 선언하고 나선 이 시장에 외국의 전자업체들이 손대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통신업체들이 향후 비전을 바탕으로 현지투자 진출을 추진함에 따라 가전3사 입장에선 국제화.현지화의 대상지역으로 베트남을 빼놓을 수 없게된 것이다.

베트남은특히 대미수교와 아세안(ASEAN)가입으로 대외적인 이미지가 상당히안정돼가고 있는데다 외국기업의 현지투자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베트남이 가전3사의 동남아 시장공략에 교두보가될 수 있다는 점이 적지 않은 메리트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지리적 여건과 투자환경 등에 비추어볼때 동남아 시장을 수월하게 공략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게 가전3사의 일치된 시각이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