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업계가 방향전환의 기로에 섰다. 중국산을 선두로 한 저가품의 국내외 시장 잠식으로 기존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범용제품 생산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어 고부가가치 제품및 새로운 생산방식을 통한 자생력 함양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도 업계에 이러한 자성의 목소리는 계속돼 왔으나 선뜻 발벗고 나설만한 여력을 가진 업체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장변화에 따라 구체적인 방향전환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다.
공업진흥청에 따르면 스피커 생산은 지난 5월까지 2천6백5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3%가 증가했으나 이는 신제품.신개념에 의한 시장창출이라기 보다는 수요 확산에 따른 자연스런 증가분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5월까지의 수출도 1억1백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9.2 %가 증가했으나 하반기중에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특히 하반기중에도 원화절상、 원자재가 상승 등 악재가 지속돼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들어 저임금을 등에 업은 중국 및 인도네시아산 저가 스피커의 국 내외 시장 공략이 강화됨에 따라 업계는 이에 대응해 기존의 저가 모델들을 포기하고 고부가가치 및 전문영역의 제품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아래 사업구조 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주)북두의 해외영업 담당자는 해외시장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올해 초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금리악화로 중남미로부터의 주문이 크게 줄어 현재는 전무한 실정이며 미주시장의 경우도 가격경쟁력이 국산보다 월등한 중 국산에 밀려 어려움이 적지않다"고 기존 저가모델을 앞세운 수출의 한계를 지적、생산제품및 체제의 구조조정이 시급함을 강조한다.
삼미기업은 이같은 상황 인식과 함께 그동안 사업이 방만하게 운영돼왔다는판단 아래 현재 내부 적자원인과 흑자요소를 추적해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있다. 이와 함께 일본 파이어니어측과 기술제휴를 통해 앰프기술 및 고부가 가치 스피커 생산기술을 함양한다는 방침아래 현재 충북 음성공장에 하루 1만개생산능력을 갖춘 고기술.고부가제품 생산라인을 구축중이다.
한국음향은 기존의 저가품은 중국산을 활용해 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하이파이 오디오와 자동차용 고가품의 경우 아직 중국산의 품질이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 부분을 중점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멀티PC용 스피커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등 품목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자부품 의 경우도 이와 같은 인식하에 자가브랜드로 고급형 하이파이 스피커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동방음향의 경우도 멀티PC용 스피커를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해 이 부분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범용.저가제품 시장에서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산과 의 승산없는 맞대결보다는 품질의 차별화를 통한 신규시장 개척이 해결책이 라는 인식 아래 저가.범용제품 위주의 기존 사업방식을 완전히 포기하고 품질개선과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거듭 나려는 몸부림으로 향후 추이가 주목 된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