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 유행한 패션의 경향은 크게 두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미니스커트 나 아주 짧은 반바지로 발랄함과 자유로움을 표현한 것과、 다른 하나는 란 제리 소재로 만든 언더웨어같은 드레스로 섹시함과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여성의 패션은 시대적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적인 것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여성 패션의 경향을 시대적으로 살펴보면、 60년대에는 비싼 옷이 최고였다.
그어려운 가난속에서도 당시로서는 굉장히 귀한 비로드 치마가 유행했다.
그시절에는 비로드라는 것이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외제 였다. 사실 패션이라는 자체가 하나의 사치였던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70년대에는 청바지가 유행하였다. 여성의 행동도 자유로워지고 활동량도 많아짐에 따라 실용적이고 편한 옷차림이 필요했던 것이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청바지를 입고 다녔다. 그 당시 패션은 유니섹스와 실용성 이 그 특징이었다.
80년대 와서는 개성이 강조된 시대였다. 딱히 무엇이 유행이랄 것도 없이 자기 개성대로 입었다. 획일적이고 일률적이던 의상이 자기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90년대 와서는 몸에 걸치는 모든 것이 패션의 범위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전까지 주로 의상에 치우쳐 있던 패션이 모자 가방 머리 그리고 액세서리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이러한 패션의 흐름은 어떻게 보면 컴퓨터의 발전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다.
먼저 60년대에는 컴퓨터의 종류가 IBM、 UNIVAC、 그리고 CDC 등 대형 컴퓨터 한 종류밖에 없었다. 그래서 컴퓨터를 구입해 업무전산화를 하려는 기업 에서는 그 비싼 기계를 사들여 과연 얼마나 많이 생산성이 향상되는가 하는것이 커다란 의문이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컴퓨터는 기술자들이 좋아하는 하나의 사치품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다가 70년대에 와서 컴퓨터는 대형컴퓨터 중형컴퓨터 그리고 소형컴퓨터 로 나뉘게 되었다. 컴퓨터를 구입하는 회사마다 자기 실정에 맞고 용도에 적당한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는 더이상 사치품이 아니고 업무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실용품이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개성 강한 컴퓨터들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PC 워크스테이션 그리고 슈퍼컴퓨터의 출현이 그것이다. PC는 개인이 혼자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로는 파격적인 개성이었고 워크스테이션은 CAD 등 개성 강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 등장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슈퍼컴퓨 터는 엄청난 계산량을 요구하는 과학계산분야에 사용되는 초당 1백억개의명 령어를 처리하는 특수컴퓨터인 것이다.
그러다가 90년대에 들어와서는 멀티미디어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컴퓨터의 개념이 바뀌게 되었다. 컴퓨터에 마이크 스피커도 붙고 대용량의 데이터를 위해 CD-ROM드라이브도 붙었다. 글자를 인식하기 위해서 펜도 달리고 심지어 얼굴을 보기 위해 카메라까지 붙었다. 이때까지 컴퓨터에는 마우스 키보드 그리고 모니터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다른 액세서리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이렇듯 컴퓨터가 패션의 뒤를 따라가는 것 같아 컴퓨터를 잘 개발하려면 여성의 옷차림을 유심히 들여다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올 가을에는 50년대식 복고풍 패션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성스러움과 로맨틱한 플레어 치마와 더블 버튼 재킷이 인기를 끌 것 같다. 특히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맸던 복고풍 스카프가 크게 유행할 전망이다. 컴퓨터는 패션처럼 계절을 다투어 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PC는 1년、 워크스테이션은 2년정도의 수명밖에 갖지 못하고 고물이 되어 버린다. 컴퓨터는 패션처럼 50년대 복고 풍으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컴퓨터하는 사람들은 패션 디자이너보다 유행에 훨씬 더 민감해야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