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 호객행위 왜 극성인가

전자유통업계는 용산 전자상가가 최근 호객행위 근절캠페인을 벌어지자 도대체 호객행위가 어느 정도이길래 바쁜 상인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이렇게 나섰는지 또 이 운동이 얼마만큼 실효를 거둘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있다. 세운상가 시절 한때 극성을 부렸던 호객행위가 용산상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전자타운이 상가로 형성된 지난해부터이다.

전자타운이, 그동안 대부분 상가들이 상거래질서확립 차원에서 자제하고 있던 호객행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상가조성과 무관치 않다. 한강로를기준으로 전자월드 14동(국민은행빌딩)과 전자월드 18동 뒤편에 주상복합건물로 지어진 2개동의 전자타운은 지난 93년 상가허가를 받아 신축된신흥상가다. 전자타운은 그러나 전자월드 18동 뒤편에 위치한 B동 지하1층을 매장으로 분양、 "문제의 씨앗"을 뿌렸다.

인근에 있는 전자랜드.원효.전자월드.선인 등 대부분의 용산상가는 지하층 을매장으로 사용하는 예가 거의 없다. 이들 상가는 지하층을 대부분 식당 등 생활근린시설이나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하층의 경우 사람들의 왕래 가 적어 매장으로서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타운은 이러한 점을 고려치 않고 지하1층을 매장으로 분양.임 대했다. 따라서 지하층에 입주한 상인들은 상가를 찾는 고객들을 호객행위로 끌어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

용산에 전문호객꾼(삐끼)이 등장한 것은 전자타운의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 가주원인이다. 더군다나 전자타운의 지하1층은 묘하게도 바로앞 전자월드 17. 18동 1층상가와 함께 가전 제품을 취급하고 있어서 상가끼리의 갈등까지 야기시키고 있다.

상가 관계자들은 전자타운 지하의 일부 매장에서 고용하고 있는 삐끼를 대략30 50명 정도로 보고 있다.

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사람 왕래가 잦은 국민은행 주변 사거리에 진 을치고 있다가 부녀자나 부부 사이로 보이는 사람들을 주로 사냥(?)한다고 한다. 이들은 한때 집객력이 높은 전자랜드에까지 원정、 전자랜드 측이 경비를 동원해 감시하는 사태를 빚은 바가 있기도 하다.

용산상가 상인들이 이들 호객행위 근절운동에 대대적으로 나선 것은 이들 이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상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용산상가 전체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삐끼들은 고객들에게 접근、 40~50% 할인해준다며 유인하지만 매장주는삐끼들의 몫까지 챙겨주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매장에 비해 비싸게 팔 수밖에없다. 또 말과는 달리 비싸다고 판단한 고객들이 구입을 꺼리면 협박이나 욕설까지도 일삼아 고객들에게 심리적 피해까지 주고 있다는 소문이다.

가뜩이나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가격파괴점이나, 세진컴퓨터랜드와 같은대형점으로 인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용산상인들에게는 이같은 호객행위가 자칫 고객들의 발길을 줄어들게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타운의 자체 정화활동에 이어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인 전자월드 상인들이 이에 동참하고 전자랜드 상인들까지 뛰어든 데에는 용산상인들의 위기의식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상인들의 이같은 운동이 호객행위를 어느 정도까지는 줄일 수 있지만 완전 근절"을 하기까지에는 여러가지 난제가 남아 있다.

전자타운은 개인별로 분양돼 입주업체들의 파행적 행위를 지도단속할 주체 가없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상인들의 자발적 참여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고객 끌어들이기"에 따라 매출여부가 결정되는 전자타운 입장에서 이들 입주업체들의 호객행위 포기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호객행위가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매장운영상 어쩔 수 없다. 정 안되면여기를 뜰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지하매장 한 관계자의 푸념에서 이같은기유를 느끼게 된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