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의 고선명(HD)TV 국산화는 일본의 뮤즈(MUSE)방식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할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89년초부터 90년까지 일본 NHK에 기술인력을 연수파견、 HDTV의 핵심부품인 뮤즈(MUSE) 디코더의 지식 및 회로구성에 관한 교육을 받은후 자체적으로 시제품을 개발하면서 본격화 했다. 그리고 삼성、 LG、 대우、 현대 등 전자4사는 정부의 HDTV 국책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내부 전열을 가다듬고 각사별로 기술확보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HDTV 수상기 공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신호처리、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핵심분야의 기초기술을 습득한 것외에 독자적인 핵심기술 력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제까지 축적한 기술은 말그대로 기본적인 범주를벗어나지 못했다고 보고 HDTV용 디스플레이와 주문형반도체(ASIC) 등 핵심기술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특히 HDTV의 핵심부품으로 빼놓을 수 없는 반도체 분야에서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2백20명의 연구인력으로 구성된 신호처리연구소를 중심으 로미국의 통합연구소(SISA)、 멀티미디어 연구소 등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반도체 연구개발의 초점을 HDTV쪽에 맞춰나갈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 91년 2월 미국 제니스사와 전디지털 방식의 HDTV분야에 대한공동연구 기술계약을 체결하면서 독자적인 HDTV 국산화에 고삐를 당겼다.
제니스와의기술계약 체결을 계기로 미국 시카고에 HDTV 개발을 위한 별도의연구소 현 LGECL)를 설립하고 독일 보름스에도 연구소를 세웠다. 그리고 93 년 10월 대전 세계박람회(EXPO)에 전자4사와 같이 HDTV 시제품을 선보일때까지 멀티스캔 HD 모니터、 HDTV용 브라운관 등을 개발했다.
LG전자는 현재 미국방식과 유럽연합(EU)방식에 대한 기술을 동시에 축적하는것을 목표로 HDTV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방식은 최근 인수키로 한 제니스사가 미국의 전송기술을 선도하고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소화하는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우선은 시카고 연구소의 연구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제니스의 기술을 이전받는데 주력하고 이를 HDTV 국산화로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미국 방송방식을 표준으로 삼아 추진중인 HDTV 국책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상용제품의 국산화도 오는 97년으로 앞당겨 달성한다는 게LG전자의 청사진이다.
최근 우리나라 HDTV방송규격을 결정하는데 논란으로 대두되고 있는 EU규격 에대응할 수 있는 기술기반은 일단 보름스 연구소를 중심으로 축적해나가기로했다. 대우전자도 오는 97년 상반기중에 HDTV를 상품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있다. 그동안 서울대와 공동으로 디코더 ASIC화에 성공하는 등 핵심부품및 기초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 양산화 설계기술도 스스로 개발해 나간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현대전자는 일단 HDTV 수상기 국산화에 이어 HDTV용 ASIC 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올초에 통합발족한 멀티미디어 연구소의 기능을 강화、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현대전자도 우선은미국의 디지털 방식에 대응한 HDTV 기술기반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자4사의 HDTV 국산화 개발및 기술력 확보는 현재까지 국책프로젝트에참여하는 것외에는 겉으로 나타난 성과가 별로 없다. HDTV방송 자체가 2000 년대에 들어가서야 빛을 발하고 시장수요도 이때부터 본격화 할 것이라는예측 등으로 아직은 전자4사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 다. 또 이들 전자4사의 HDTV 개발방향이 미국방식 일변도로 흐르고 있어 향후우리나라 HDTV 방송규격의 결정여부에 따라 다소 빗나갈 여지를 안고 있다.
이에대해 전자4사는 우리나라 HDTV 표준규격 결정과는 상관없이 향후 HDTV 수요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경쟁력을 갖추기 위한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듯 전자업계의 HDTV 국산화 추진은 미국의 디지털 방식에 편중돼 주로 국책프로젝트 사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