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방송법 공청회 "알맹이가 없다"

내달초로 예정된 (가칭)통합방송법의 입법예고를 앞두고 공보처가 지난 22 일세종문화회관에서 "선진방송 5개년 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데 이어、 방송위원회와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등 관련기관과 단체들이 잇따 라이와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공청회가 "여론수렴용"이 아니라 "여론무마용"의 일과성행사 로그칠 뿐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입장을 지나치게 강조해 주장하거나 여론 을오도함으로써 문제를 희석시키는 등 제대로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공보처의 "선진방송 5개년 계획(안)"과 관련한 토론회및 공청회가 한꺼번에 열렸다. "무궁화위성 채널배분 및 운용 에관한 위성방송의 위상과 역할"을 주제로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산하 위성방송연구위원회(위원장 원우현 고려대교수)가 개최한 종합토론회와 한국 방송프로듀서연합회(PP연합회.회장 김승수)가 개최한 "방송법 개정방향에 관한 공청회"가 그것.

우선 이날 종합토론회에서 위성방송연구위원회는 1차 연구보고서를 통해 위성방송 사업에 대기업과 신문사의 참여를 허용해야 하며、 독점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컨소시엄으로 참여토록 하는 한편 12개 채널을 동시에 신청 접수하고、 허가심사권을 통합방송위에 이관할 것 등을 제안했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참석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강용식 국회 문공위원은 이보고서는 한국적 현실을 충분히 고려치 않은 느낌이고 채널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박계동 국회 문공위원 역시 공보처의 경쟁력강화 논리를 바탕으로 한 이 보고서는 앞으로 채널만 늘림으로써 미국의 영상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원용 성균관대 신방과교수도 "이 보고서는 통합방송위의 필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고、 산업성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는 상업성의 또다른 표현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함께 열린 PD연합회의 "방송법 개정 공청회"에서도 이같은 지적 이동시에 제기됐다. 이날 공청회에서 발제에 나선 임정훈 EBS PD는 공익성 독립성 질높은 프로그램 등을 새 방송법이 지향해야할 이념으로 제시했고 왕현찰 KBS PD는 새 방송법이 담아야 할 규제기구로 민간주도의 가칭 방송자유위원회 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오택섭 언론학회 회장(고려대교수)은 방송관련 정부부처간의 통폐합이 논의조차 안된 상태에서 방송사 인허가 등의 막강한 권한을 갖는 방 송자유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든다는 것은 성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상식종합유선방송위원회 연구위원도 "이 발제내용은 지나치게 공중파방송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느낌을 받으며、 공중파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다매체 시대의 공존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미 공보처가 개최한 공청회를 시작으로 방송위원회、 PD연합회 등 관련기관이나 단체가 주관하고 있는 통합방송법 제정관련 공청회가 각자의 주장만 지나치게 강조해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일부 방송관계자 사이에서는 개탄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이같은 공청회가 또다시 개최될 경우、 어느 한쪽의 주장만 되풀이하지 않고 조화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한 방송관계자는 지적했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