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수신료 차등화 추진 업계 반응

문제점과 전망 공보처가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케이블TV 수신료 차등화(패키지)"방안 에대해 프로그램 공급업체(PP)뿐 아니라 일부 종합유선방송국(SO)들도 각종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책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보처와 종합유선방송협회는 현재 35만여 가구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케이블TV의 보급확대를 위해 현재의 "수신료 단일요금제"를、 내년부터는 수신자에게 제공되는 채널 수에 따라 요금을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 "수신료 차등화(패키지)방안"은 KBS 등 기존 공중파방송과 공공채널인 K-TV.방송통신대학채널.지역(SO)채널.HSTV.하이쇼핑 등 10개의 채널을 기본채널로 하고 나머지 채널은 A.B.C.D 등 4개의 패키지로 나누어 수신자가 이를임의로 선택한 뒤 수신요금을 달리 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즉 *교육채널과 교양채널.문화예술채널은 "A패키지"로 하고 *YTN.MBN 등 보도채널과 TTN.종교채널 등은 "B패키지"로 묶으며 *여성.오락.드라마.어린 이.만화채널 등은 "C패키지"로 *"D패키지"에는 영화와 음악、 스포츠、 취미채널을 한데 모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신요금에 대해서는 시청자가 기본채널 외에 A.B.C.D패키지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월 4천5백원、 이 중 두 개의 패키지를 선택하면 월 7천 5백원、 4개 모두를 선택할 경우 현행대로 월 1만5천원의 수신료를 각각 내도록 했다. 이외에 기존의 유료채널인 캐치원은 별도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같은 패키지안에 대해 대부분의 PP사들뿐 아니라 일부 SO들까지 내심 불만스러워하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대부분의 PP들은 자신들의 채널이 시청자들로부터 선택되지 않으면 수신료 뿐아니라 광고수입이 감소할 것을 우려、 내년부터 당장 시행하는 것을 극력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PP들은 또 현재 월 1만5천원으로 책정된 케이블TV 수신료중 PP몫으로 정해진4천8백75원 32.5% 을 18개 PP가 나누면 1개 PP에게 돌아가는 몫은 고작월2백71원에 불과한데、 이런 현행 요금체계를 세분화할 경우 시청자들이 패키지 수를 줄여 신청하게 되어 PP에 돌아가는 몫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것이다. 이에 비해 SO들의 불만은 매우 현실적이다. 현재 50여개의 SO중 지방의 몇몇SO와 비교적 형편이 어려운 대도시 변두리지역의 SO들은 가입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며 "수신료 패키지방안"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하지만 서울의 강남.서초 등 대도시에 있는 대부분의 SO들은 현행 요금체계로도 가입신청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현재 이들의 가정에 수신설비를 설치하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라며 패키지방안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이들 SO는 오히려 수신료를 패키지화함으로써 수신료 수입이 줄어들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많은 SO들은 가입자가 수신채널을 선택함으로써 가입자의 채널을 관리 하는 컴퓨터시스템에 입력을 담당할 직원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각 가정마다 달라지는 수신료를 부과.징수하는 SO의 수신자 관리업무가 더 복잡하게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PP나 SO들은 수신료체계를 패키지화할 경우 당분간 가입신청자 가늘어날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수신료 패키지방안의 추진은 올초부터 시험방송、 본방송、 유료방송 등 여러 단계를 거쳐 개국한 케이블TV의 유료시청자 수가 8월말 현재11만여 가구(PP협의회 자료)에 불과할 정도로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따른 공보처나 협회의 궁여지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수신료를 패 키지화할 경우、 4천5백원(패키지중 한개를 선택한다면)씩 내는가입자가 3명 늘어나도 기존의 1만5천원씩 내던 가입자 한명에 해당할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공보처와 협회가 현재의 가입자 수를 좀더 잘게 쪼개 유료수신자 수를 늘리는 것 이외에 별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에서는 "공보처가 애초 케이블TV사업을 시작하면서 "30여개 꿈의채널 을 3년간 의무전송토록 결정했으면서도 방송시작 1년도 안돼 내년부터 이를 바꾸어 가입자들이 채널을 직접 선택하도록 할 경우、 "다채널 다매체" 를주장했던 공보처가 정책실패를 자인하는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떻든 공보처는 이같은 방안을 시행하기 이전에 충분한 사전 논의와 검토 를거쳐 예상되는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한 뒤 실시해야 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