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초고속 정보통신 시스템 국산 공급기반조성 지원계획 "은 초고속 정보통신 기반 구축에 소요되는 각종 시스템의 국산제품 공급기반을 조성、 정보통신 시스템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포석이다. 정부의 이번 방침을 계기로 국내 초고속 시스템과 관련한 산업의 현주소와 국산화 계획 등을 3회에 걸쳐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초고속 정보통신 기반구축 사업은 그동안 차세대 국가전략산업의 육성이라 는"대의명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추진계획이나 내용이 부족 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던 게 사실이다. "초고속"이라는 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정작 초고속 네트워크라는 그릇에 담을 소프트웨어 확보에 대한 방안이나 관련 하드웨어 산업육성을 위한 세심한 계획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초고속 정보통신 시스템 국산 공급기반조성 지원계획 "은 초고속 계획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온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초고속 기반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통신망과 관련된 기기 나소프트웨어(SW)、 전문인력、 산업발전 여건정비라는 다각적인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매우 취약한 초고속 정보통신 시스템 관련산업을 미국.일본 등 정보산업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키 위해 오는 2010년까지 총 2조1천5백억 원을 투입、 매년 30개 이상의 관련 시스템과 부품을 국산화하여 현재 19% 에 불과한 국산제품 공급률을 65%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이번 계획의 골격 이다. 이같은 계획의 밑바탕에는 21세기 산업의 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뼈대를 외국산 장비로 채울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즉우리가독자적으로 개발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명실상부한 자립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실적으로 국내 초고속 관련산업 수준은 정보통신분야에 대한 그간의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일본 등 정보통신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대단히 취약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나름대로 상당한 선진화가 이루어졌다고 판단되는 정보통신 기기산업만 보더라도 국내 산업의 취약한 구조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93년 전세계 정보통신기기 시장규모는 총 5천3백39억달러. 이 가운데 한국 이차지하는 비중은 3.8%에 불과한 2백4억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초고속 관련산업의 취약성은 SW나 DB 등 정보처리분야의 경우 더욱 심각한상황이다. 약 3천3백42억달러 수준이었던 93년 전세계 정보처리산업 시장에 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한 18억달러 정도다.
그나마 세계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전기기산업이나 세계 세번째 생산규모를 가지고 있는 반도체산업 정도가 국내 정보기기산업의 체면을 지켜주고 있는 상태다.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전반적인 골격을 이루는 통신시스템 산업의 경우 역 시예외는 아니다.
특히 교환설비나 전송설비 등 시스템 장비산업의 국산제품 공급기반이 대단히 취약한 상황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예를 들어 교환시스템 분야의 경우、 회선 교환시스템인 TDX-10이 개발돼 기간망에 공급되고 있고 음성 및 데이터 교환을 겸하는 종합정보통신망(ISD N)용이 개발 완료단계에 와 있을 뿐이며 초고속망의 핵심기기라고 할 수 있는프레임릴레이 교환기나 패킷교환기、 ATM교환기 등은 아직 국산 공급기반 이전무한 상황이다.
전송시스템 분야도 초고속시설에 소요되는 총 32개 시스템 등 불과 11개만 이국산제품 공급이 가능할 만큼 하드웨어 산업이 낙후돼 있다.
이와 관련、 이번 국산공급지원 계획의 주무 기관인 초고속 정보통신망구 축기획단은 교환.전송.접속.단말.데이터처리.SW.DB 등 초고속 정보통신기반 에소요되는 시스템의 국산 공급가능률이 현재 19%에 불과하다고 자체 진단 을내리고 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