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자유통이 최근 1~2년 사이에 크게 달라지고 있다. "지방자치제 실시 및 "유통시장의 완전개방"이란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응, 지방 전자유통 업체들의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형 전자유통업체들의 중소 도시진출도 두드러지고 경쟁력확보를 위한 매장대형화를 서두르고 있는 전자유통업체들도 적지 않다. 도시발전에 따라 신흥상권이 급속히 형성되는가 하면 지역유통의 첨병 역할을 해오던 영세유통점의 퇴조도 확연하다. 선진유통기법을 적용한 전자전문 유통업체들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전국 지방상권을 6개지역으로 나눠 현장취재를 통해 심층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인천과 경기지역은 80년이후 꾸준한 인구 증가세를 보이면서 94년말 현재남한 전체인구의 21%에 해당하는 9백60만명이 모여 살고 있다.
인구수만 보면 서울을 제외하고 광역시와 이를 둘러 싸고 있는 도를 합친5개권역 가운데 가장 많다.
인천을 제외하고 경기도만 기준으로 삼더라도 전국 15개 시.도 가운데 서울다음으로 크며, 7백30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는 분당, 일산, 평촌 등 신도시가 형성되고 부천, 성남, 안양 등지 로서울등 타지역 인구가 대거 유입되어 지난 94년에 5%의 인구증가율을 보이는 등 80년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전자부문 수요 역시 서울에 이어 2번째로 높아 가전수요만 연간 6천5백억원에 달하고 컴퓨터와 통신기기 수요를 합치면 시장규모는 연간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에는 50만명 이상 인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성남, 부천, 수원, 안양 등 4개시이다. 이들 도시를 비롯, 18개 도시에 도 인구의 75%인 5백50만명 이 살고 있어 특별시와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9개도 가운데 인구 1인당 구매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2의 전자상권"이다. 경기도 전자 시장은 상대적으로 유통환경이 좋은 서울과 인천광역시가 인접해있어 상권내 수요이탈현상이 심하고 가격변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생활 근거를 서울지역에 두고 있는 경기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도적지 않아 일부 수요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경기도의 전자시장 규모는 유입인구의 증가에 힘입어 가전시장이 매년 15%에 가까운 신장세를 보인다. 신장세면에서는 다른 어떤 지역도 따를 수 없다.
그동안 경기지역에는 대형유통점이 별로 없었다. 가전의 경우를 보더라도 가전업체의 전속대리점과 계열점, 전파상 등 중소규모 유통점들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계열점과 전파상 등 하위 유통점들의 수요비중이 20 %를 넘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이같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들어 지역내 초대 형유통점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 데다 가전3사의 유통점 대형화가 가속 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지역에는 전자유통점들을 긴장시키는 초대형 유통점들의 진출이 이미 시작돼 창고형 할인점과 일반 백화점이 최근들어 문을 열었으며, 올연 말을 목표로 창고형 할인점 4개점과 백화점 2개점등 6개의 초대형 유통업체 들의 개점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 96년에 창고형할인점 6개점과 백화점 7개점이 추가로 늘어나고 97년에 도4개 백화점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들 초대형점에 대응, 가전사들은 최근들어 가전과 컴퓨터, 통신기기까지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체제의 중.대형 종합전자유통점 확보 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경기도 지역에서 소규모 영세유통점들의 존립은 상당히 위태로운 형편이다.
이러한 현상은 컴퓨터분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경기도지역의 컴퓨터 수요는 용산전자상가가 흡수해왔기 때문에 대형 양판점의 매장개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동네 곳곳에 5대 PC메이저의 대리점이 드문드문 있고 백화점의 컴퓨터코너도 제품진열을 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들어 세진 컴퓨터랜드가 부천 등지에 대형 지점을 개설하면서 서서히 컴퓨터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양상이다.
경기도 지역의 상권은 일부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성남, 수원 부천, 안양, 의정부 등이 각기 인근 대부분 시.군지역 수요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 도시의 중심상권은 대부분 역이나 수도권과 연결되는 대로변을 중심으로 발달돼 있다.
가전을 비롯, 컴퓨터와 통신장비 수요 역시 90년대초까지만 해도 이 중심 권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유입인구가 늘어 이들 시외에 구리시, 하남시, 미금시, 고양시 등 이독자적인 상권을 형성하면서 현재 18개 중소도시들이 나름대로의 수요를 확보하고 "새로운 상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기존의 중소도시들도 주차여건미비 등 교통문제로 중심상권이 역전과 수도권 연결 대로변에서 주거밀집지역 등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특히 가전의 경우 읍.면단위까지 유통점 진출이 확산돼 수요의 분산이 확연히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 전체를 놓고 볼 때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성남시를 비롯해 부천 시,수원시, 안양시 등이 핵심상권이다.
이들 도시는 신도시를 포함하고 있거나 아파트 건설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점이 특징인데, 행정구역내 주거지확대와 그로 인한 대량인구 유입으로 그만큼 수요의 증가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4개도시의 96년 가전시장규모는 성남시가 8백억원, 부천시와 수원시 가각각 7백50억원, 안양시가 6백억원 등으로 예상된다.
이들 지역의 가전수요의 특징은 5개품목의 비중이 다른 제품에 비해 높다는점이다. 전체 가전제품 수요 가운데 65%정도가 컬러TV, VCR,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이다. 이는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농업 등 1차산업 부문 종사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중소도시별 가전구매 수준을 보면 부천지역이 고객당 평균 48만원정 도로 지역내에서도 고기능.고급제품을 구매력이 가장 좋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안산시와 평택시 등은 부천보다 다소 낮은 45만원대의 구매력을 보이는반면 수원은 40만원대 구매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경기도의 경우 전자제품 보급률은 다른 지역과 대동소이하다. 5대 품목 가운데 전자레인지를 제외한 4개 품목의 보급률이 1백%에 육박하고 있다. 때문에 신규수요와 대체수요가 고르게 일어나고 있다.
컴퓨터의 경우 보급률이 20%에 그치고 있다는 게 이지역 관계자들의 공통 적인 의견이다. 이는 기업용 PC를 포함하고 있어 실질적인 일반 가정의 컴퓨 터보급률은 이보다 훨씬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시장잠재력이 무궁 무진하다는 사실을 반증해 준다.
인천은 현재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권이다. 8개구와 김포군, 옹진군 등 2개군으로 구성된 인천광역시의 인구는 94년말 현재 2백3 4만여명에 달한다. 재정자립도는 97%에 이르고 있다. 이뿐 아니다. 인천은 영종도 신공항과 송도 신도시개발 등으로 국제도시로 변신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인구에 비해 전체적인 도시면적이 협소하다. 때문에 인구 밀도는 다른 광역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8개 구가운데에서도 남구와 북구에 인구집중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북구는 남부와 중앙을 동서로 관통하는 경인철도, 경인고속도로를 끼고 있는교통의 요충지로 4공단이 포함돼 있고 대단위 아파트단지인 계산지구가 형성되고 있다. 이 지역 상권중심지는 부평역 부근이다.
현재 가전3사의 인천내 대리점 2백17개 가운데 69개가 북구 일원에 개설될 만큼 수요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남구의 경우는 동춘동, 연수동, 선학동 등이 남쪽해안선을 따라 자리잡고있다. 남동구와 함께 인천개발의 중심지로 지정돼 시의 중추적인 기능도 이 지역으로 이전되고 있다.
부천시와 접해 있는 남동구는 인천의 행정중심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 농수산물도매시장과 버스터미널이 들어서고 시흥~서창간 제2 경인고속도로, 인천~광양간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이곳이 인천지역 전자유통의 중심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구는 신포동권과 동인천권, 연안부두권 등 인천에서 상권이 가장 성숙된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해상과 육상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한데 주거지보다 공업지역이 많아 전체적인 가전 상권은 재개발대상지역이 70%에 달하는 동구, 매립지와 농경지가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서구와 함께 타지역보다규 모면에서 떨어지고 있다.
인천시의 전자부문 구매력은 가전 3백50억원을 포함, 컴퓨터와 통신을 합 쳐월평균 4백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서울 상권의 영향을 어느 지역보다 크게 받아 월간 예상수요의 33 %선인 1백억원 정도가 서울 등 타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게 현지 전문가 들의 지적이다.
인천상권의 특징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개 지역의 뉴코아백화점과 현대, 동아씨티백화점 등 현재 7개 백화점들이 성업 중이다. 이를 반영, 오는 97년을 목표로 E마트를 포함, 2개의 창고형 유통점 과4개의 백화점개점이 추진되고 있다. 초대형 유통점이 아니면 전자제품팔기 가어렵다는 얘기이다.
이에 대해 가전업체들은 동이나 면단위지역 대형 매장을 개설,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백화점이나 창고형 할인매장의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통신기기 및 컴퓨터대리점들은 동인천 신포동, 주안역, 부평역 등 유통인구 가많은 "목"좋은 거점을 중심으로 상권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