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모하는 유통점 (43);빌트인시디

빌트인시디는 CD롬타이틀 전문유통점의 원조로 통한다. 컴퓨터 마니아인김현태씨가 CD롬타이틀에 관심을 갖고 전문매장을 연 것은 93년 10월. 선인상가에서 출발해 94년 10월 지금의 용산 관광터미널상가 4층으로 이전했다.

불과2년전이지만 그때만 해도 CD롬타이틀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전무한 상태였다. 일부 상인들이 외산제품을 조금씩 수입판매하는 게 유통의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가격도 뚜렷한 산출근거없이 매겨지는 게 다반사였다.

김사장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CD롬타이틀의 보급확산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체계적인방법에 의해 수입 CD롬타이틀의 가격을 산정하지 않고서는 판매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수입가격이 80달러 하는 컴튼백과사전 판매가 그 좋은 예이다. 다른 CD롬 타이틀 수입판매상은 이 제품을 80만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김사장은 이 제품의 가격을 공윤의 심의료를 포함、 관세 부가세 적정이윤 등을 모두 합쳐16만원으로 책정했다.

물론 김사장은 다른 수입상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잘 되는 장사에 재를 뿌리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위협도 감수해야 했다. 값 내리기 경쟁이 치열한 요즘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드는 이야기다.

역사가 이렇다 보니 빌트인시디에는 "오랜 고객"들이 두터운 층을 이루고있다. 단골손님이 많다는 얘기이다. 멀티미디어시대의 도래와 함께 업체간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종래처럼 앉아서 손님을 기다려서는 곤란하다. 장사에서 "신뢰" 이상의 묘수가 있을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김사장은 경쟁이치 열할수록 고객서비스와 신뢰성 제고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사장은 이의 일환으로 "도서관지기"를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이란 매장 한켠에 3대의 컴퓨터와 라운드테이블을 설치해 손님들이 제품을 직접 실연해 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초창기 CD롬타이틀에 제품결함이 자주 발생、 손님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시작한 것으로 지금은 각종제품 내용을 직접 비교해 최종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까지 제공한다.

또 젊은층을 중심으로 컴퓨터통신의 이용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통신서비스에도 열심이다. "큰틀" 통신란에서 더부살이하다가 지난해 4월 하 이텔에 정식으로 기업포럼을 개설, 타이틀에 관한 정보제공에도 온갖 힘을쓰고 있다. "Go Built in"으로 들어가면 가격, 내용, 신제품 동향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통신포럼의 충실한 운영을 위해 별도로 5명의 아르바이트 직원을 두고 있다.

특히 CD롬타이틀의 주고객층이 학생들인 점에 착안、 해마다 열리는 고등 학교 교내축제에 장비와 타이틀 지원을 하고 있고 몇몇 대학과도 유대관계를 맺고 과별전시회에 클립아트 의료용 건축용 등 관련 CD타이틀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같은 경영전략이 주효、 이 매장은 경기 부침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꾸준한 매출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터미널상가 4층의 외진 곳에 위치해 있음에도 내방객이 하루평균 1백명선에 이르고 있다. 이 매장에서는 제품을 고르는외국인들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그만큼 전문매장으로서 널리 알려졌음을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93년부터 부산 세진컴퓨터에 공급을 비롯해 현재 전국 30여지역에 CD롬타 이틀을 공급하고 있는 빌트인시디는 앞으로 지방에 대한 유통에 힘써 CD롬타 이틀의 저변확산에 힘쓸 계획이라고 한다. <김재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