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형 DC팬모터업체들이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최근들어 뚜렷한 회복 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전자기기를 열로 부터 보호키 위해 채용되는 소형 DC팬모터 시장은 적어도 올초까지는 철저히 대만업체들의 독무대였다. "모터왕국" 일본조차 DC팬모터 분야에서 만큼은 대만의 위세를 막지 못했다. 수논.아다.델타 등 대만의 3대 팬모터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적게 잡아도 70%를 웃도는 수준이며 국내시장에서도 대만의 아성은 난공불락으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대만업체들의 공급량과 공격적인 영업이 눈에 띄게 주춤해지고 세계적으로 DC팬모터의 수급도 갈수록 차질을 빚으면서 상황은 급반 전되기 시작했다.
이 기회를 놓지지 않고 동양산전 코모트전기(구 진양정기) 오리엔트시계유유 미크론에이 인수) 등 국내업체들은 그동안의 소극적인 영업에서 탈피、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하고 있다.
대만 팬모터업체들의 갑작스런 위축은 중국과의 관계가 최근 급냉하면서향후 안정적인 부품공급에 위기의식을 느낀 미국의 컴퓨터업체들이 대만으로부터의 팬모터 구매를 꺼리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 다. SMPS(스위칭 모드 파워서플라이)와 CPU쿨링 유닛 등에 사용되는 자그마한 부품하나로 인해 컴퓨터 출시가 지연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생각에서 다. 이 때문에 미국의 컴퓨터업체들은 그동안 대만의 단일업체에서 DC팬모터를 공급받던 관례에서 탈피, 점차 대만과 대만 이외의 업체로 2원화해 나가고있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이외의 업체로 구매선을 변경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업체로 수요가 몰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컴퓨터용 DC팬모터의 주요 생산국은 대만 일본 한국 등 세나라에 불과한데다 일본산은 가격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대중국 관계 악화에 따른 대만의 정세불안에 기인한 내적요인 이외에 컴퓨 터용 DC팬모터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 또한 국내업체들의 회복세에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올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컴퓨터시장의 호황이 지속돼 DC팬모터의 절대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국내업체들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게다가 "멀티미디어PC"、 "팬티엄PC"、 "윈도즈95"、 "P6"(연말 출시 예정) 등 고성능 칩과 프로그램의 잇단 등장으로 컴퓨터 내부 냉각용 DC팬모터시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PC용 SMPS에 한정 채용돼온 DC팬모터는 최근 CPU클럭속도가 기하급 수적으로 빨라지면서 심한 열이 발생、 CPU쿨링유닛용 특수를 DC팬모터업계 에안겨주고 있다.
또 멀티미디어화에 따라 다양한 주변기기가 컴퓨터에 장착되면서 SMPS.CPU 쿨링유닛 등 국부적인 냉각만으로 컴퓨터 내부의 열을 낮추기에는 역부족해PC케이스에도 팬모터를 부착하는 경향이 일반화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 컴퓨터시장이 현상만 유지해도 DC팬모터시장은 자연히 2배 이상은 늘어나게 되는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이미 대만업체들은 대량생산을 통해 DC팬모터 공급가격을 거의 한계 수준까지 낮추어 놓았다. 당연히 미국의 컴퓨터업체들은 대만수준의 가격을 요구할게 자명하다. 그러나 현 상태로 국내업체들이 대만수준의 가격을 맞춘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결국 전후배경을 종합해볼 때 국내 DC팬모터 업체들이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만 대만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면 상당기간동안 고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