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HDD 중장기 전략" 의미

현대전자가 미맥스터사와 동남아 지역공장 인수의향서를 20일 체결하는 동시에 중국 대연지역에 대규모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조립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의 세계시장 패권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밝혀 세계HDD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전자의 이번 중장기 전략 속에는 지난 94년 미맥스터사 인수의 후속조치로 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는 현대전자가 점진적인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컴퓨터의 핵심부품 중 하나인 HDD분야에서 오는 2005년에는 세계 최대공급업체로 부상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에서 엿볼 수 있다.

현대전자가 이같은 계획완성의 제1단계로 설정한 시기는 오는 97년. 이때까지 총 25억달러의 매출달성을 통해 세계 3위권에 진입하겠다는 것. 연간약2백2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전세계 HDD시장에서 15%에 해당되는 물량을 현대가 생산、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오는 2000년에는 97년의 두배에 해당하는 5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 전체시장의 20%를 점유하는 세계 2위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전자는 오는 2005년까지 총7억달러를 투입、 생산능력을 증대시키는 한편 연구와 생산에 필요한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해 적기 생산.공 급에 필요한 제반 여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글로벌 네트워크는 한국을 중심으로 동남아 중국 대연을 연결해 연구.

개발과생산 등에서 역할분담을 통한 효율 극대화를 모색하는게 주요골자.

한국지역을 HDD의 핵심부품 개발과 관련한 R&D 및 마케팅 센터로 운영하는한편 중국 태국 등은 생산기지로、 홍콩과 싱가포르는 부품조달기지로 각 각활용한다는 것이다.

현대전자는 이를위해 한국은 헤드를 비롯해 미디어、 ASIC제품 등 HDD에 필요한 고부가가치의 첨단부품 생산에 주력토록하고 중국에는 대연지역에 대규모의 HDD조립공장을 설립、 생산기지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전자는 오는 10월중 중국 대련지역의 사업부지에 대한 임차계획을 체결 오는 96년초에 공장착공하고 97년 4월부터는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한다 는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 대련 공장의 경우 오는 2000년에는 5천명의 생산인력으로 총16억3천2 백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는 HDD전문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현대는 예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태국 홍콩 등의 경우 그간 미맥스터사가 경영、 관리해오던 HDD 전문 생산공장들의 인수로 요약된다.

총 1억달러를 투자、 그동안 미맥스터사가 경영하고 있던 공장들을 모두인수 HDD의 모든 개발 및 생산시설을 구비함으로써 HDD사업을 총체적으로 관장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국내의 경우 그동안 삼성전자 외에 별다른 생산 업체가 없던 HDD분야에서 현대가 최근 보여준 일련의 행동으로 자체기술 및생산능력을 가장 단기간내 확보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94년 맥스터 주식의 40%를 인수、 경영권을 장악했던 현대가 그간 미맥스터사가 구축했던 모든 연구성과를 그대로 흡수、 HDD사업 분야에서 가 장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컴퓨터 및 정보통신사업을 확대.육성한다는 취지로 정보기기사 업부를 신설했던 것과 맞물려 핵심부품에 대한 기반기술을 확보、 정보기기 분야의 강자로 부상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풀이다.

하지만 현대는 이번 중장기전략 발표로 맥스터사 인수후 경영난과 관련한 그간의 많은 우려들은 일시에 해소하겠지만 쟁쟁한 세계업체들을 제치고 목표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는 게 주위의 반응이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