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로 나는 배 "WIG선"이란

한국기계연구원이 러시아 CHDB사와 기술제휴로 개발하는 표면효과익선(WIG 선)이란 한마디로 날아다니는 배라 할 수 있다.

WIG선은 일반적인 배와 같이 물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표면효과를 이용해물에서 일정 높이만큼 떠서 날아가도록 고안된 배로 나는 높이는 보통 소 형선의 경우 수면위 20~30cm ,대형선의 경우 2~3m 정도이다.

배라고 하지만 외모나 기능은 항공기에 가깝고 엔진도 항공기 엔진이 탑재 된다는 점에서 "배와 비행기의 중간형"이라고도 불린다.

WIG선이 이처럼 물위를 날 수 있게 된 것은 표(지)면효과(Wing-In-Groud) 를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지)면효과란 비행기가 양력을 이용해 난다고 할 때 지상에서 가까울수록작은 힘으로 큰 양력을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지표면에서는 같은 힘으로 일반 비행기보다 3배정도 큰 양력을 얻을 수 있는것으로 알려졌다.이는 비행기보다 훨씬 크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 된다.

WIG선은 이처럼 배의 단점인 속도를 크게 높이면서도 비행기보다 훨씬 크게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항공기에 버금가는 시속 5백km정도 의속도를 낼 수 있고 보잉747보다 크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WIG선을 처음 개발한 나라는 구소련으로 구소련은 60년대에 이미 군사용으 로이 WIG선 제작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소련은 70년대에는 완전군장한 군인 8백명을 싣고 시속 5백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WIG선을 제작、 실제 군수송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 WIG선은 당시 미군의 레이더에 포착되기도 했으나 정체를 모르는 미국 은이를 "바다의 괴물(Sea Monster)"이라고 불렀다는 일화가 남아있다.

이 WIG선의 기술이 공개되기 시작한 것은 약 4년전 러시아가 군수기술의 민수화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부터이다.

이에따라 미국 등 주요 선진국가들은 최근 이 WIG선을 소형레저용.여객수 송용.군사용은 물론 21세기 화물물동량 증가에 대비한 차세대 초고속 해상운송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중국이 2인승 실험선을 개발한 데 이어 20인승을 건조중인 것을 비롯해미국.독일.호주가 각각 2인승 레저용으로 개발중이고 일본도 지난 2~3년간 지속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기계연구원이 2년전부터 WIG선 제작기술이 국내 조선 및항공산업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최근에는 현대중공업.대우중공업.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 등 4대 조선업체 와컨소시엄을 구성、 기술조사 활동도 마쳤다.

기계연은 앞으로 2단계 사업으로 러시아 WIG선 설계전문회사인 CHDB사의 8인승 WIG선 설계기술을 이전받아 97년 8월까지 20인승 소형선을 건조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이같은 세계적인 WIG선 개발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궁극적으로 이 WIG선을 대형 여객 선이나 화물선으로 활용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기계연구원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의 신명수박사는 "사업타당성이 있는시점을 10년후로 보고 있으나 이 시점이 5년이내로 단축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