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4개도와 인접해 있다. 충청지역은 자연지리적으로 볼 때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등에 둘러싸여 있다. 인문지리 적으로는 수도 서울과 1시간 남짓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남한에서 수도권과 강원북부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이 곳을 거치지 않고선서울로 가기가 불가능할 정도이다. 충청지역은 육상교통의 요충지인 셈이다.
충청지역은 이같은 지리적 특성으로 경부선 호남선 등 주요철도와, 경부고 속도로 중부고속도로 등 육상교통의 젖줄이 가로지르고 있다.
또 현재 추진중인 고속전철도 이곳 충청지역을 반드시 지난다.
충청지역은 그러나 입지적 조건에서 대단위 공업단지를 조성하기에는 불리 한조건이 적지 않다. 우선 바다와 인접한 접안지대가 상당히 적다. 특히 충북은 바다와 인접지역이 전혀 없다. 대산 태안 아산 등 충남지역 서부만이 서해안과 맞닿아 있을 뿐이다.
여기에다 공업용수를 풍족히 제공할 만한 대규모 하천이나 하구가 없는 것도충청지역의 문제이다. 삽교천이 있기는 하나, 금강 영산강 섬진강 낙동강 에는 비견할 수 없다. 또 남한강의 발원지역에 충주댐이 건설돼 충주와 제천을잇는 충주호가 있으나 내륙 깊숙이 있어 공업용수로 활용이 용이하지 않다. 충청의 또 다른 문제는 면적과 인구면에서 다른 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충청은 대전광역시를 포함, 약 1만6천여 의 면적에 4백50만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3만2천여 의 면적에 1천3백만의 인구를 가진 경상도는 물론 2만여㎞에 5백4 7만의 전라도에도 못미친다.
따라서 충청지역은 한마디로 육상교통의 요충지이지만 제조업의 입지조건 에서는 "황무지"로 특징지을 수밖에 없다.
충청지역은 군지역의 농업위주의 생산력과 시지역의 상업위주의 소비력으 로지역 경제가 영위되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의 경우 1백80만 인구중 농업인 구가 40%를 차지하고 있으며,이같은 상황은 1백40만의 충북지역도 마찬가지다. 산업별 구조에서 보면 대전의 1차산업이 2.1%, 2차산업이 15.7%인 데 비해3차산업이 82.2%를 차지하고 있으며 청주도 3차산업의 비중이 전체의 63 %로 1차산업의 22%와 2차산업의 15%에 비해 상당히 앞서 제조업비중이 낮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군지역의 농업위주 생산력 의존과 시지역의 비대한 상업위주 산업구조, 그리고 제조업의 취약은 충청지역경제의 불균형과 불안정한 기반을 노출시키고 있다. 즉, 충청지역은 꾸준한 농촌인구의 감소와 도내 시지역으로의 상업인 구 유입, 그리고 타지역으로의 인구유출로 전체적인 인구감소 내지 정체현상 을 빚고 있다.
충남의 경우 지난 80년 3백만이던 인구가 89년에는 2백만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1백84만으로 줄어들었다. 충북지역도 지난 66년 1백55만이던 인구가 지난해에는 1백42만으로 조금 감소했다.
이같은 경제환경으로 대전광역시를 비롯한 천안 청주 충주 등 주요 도시에 서는 서비스산업비중이 높긴 하지만 그 발전수준은 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충청지역내 백화점이 대전 4곳, 청주 2곳, 천안 3곳 등 모두 9개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나마 청주에는 원래 토착유통업체인 흥업백화점이 있었으나 진로백화점의 입성과 최근의 경제불안으로 지난 8월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즉, 충청지역은 백화점이 외의 대형점이나 양판점 등 대규모 유통업태는거의 전무한 실정이고 대부분 재래시장이나 중심상업지역과 근린상업지구의 소규모 소매상들이 유통의 중추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다.
충청지역의 유통산업 낙후는 그러나 대리점위주의 유통망을 지니고 있는전자업체들에게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현재 가전 컴퓨터 통신 등 전자분야의 유통구조도 대전광역시와 청주 등주요 도시나 군지역을 막론하고 전통적인 대리점 체제가 주도하고 있다.
가전양판점으로는 한신유통의 하이마트가 유일하게 대전에 진출해 있을 뿐이며 지역토착 양판점업체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컴퓨터 양판점으로는 세진컴퓨터랜드의 대전점이 둔산 신시가지 아파트단지내 상업시설에 입점해 있다.
충청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대전에서도 양판점을 운영하는 곳은이 두 곳인데다 그나마 모두 서울을 근거지로 하고 있는 외지업체들이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지역은 그만큼 서울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업체들이 치열 한경쟁을 치르지 않고도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곳이다.
가전을 비롯한 컴퓨터, 통신기기 등 이 지역 전자유통업체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대리점 위주의 안정적 시장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미 약한 수요기반과 지역민들의 보수적인 성향으로 급속한 성장이나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지 않고 정체된 느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충청지역 상권은 안정돼 있지만 발전속도가 느리다는 뜻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 등 전자업체들은 충청지역을 2000년대 핵심 상권으로 간주, 상권장악을 위한 선점전략을 서서히 가동시키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충청지역은 2차산업의 미비로 현재로서는 그리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받지못하지만 기간산업이 잘 발달된 충청지역의 특성을 살려 취약한 2차산업의 육성과 3차산업의 고도화가 이루어진다면 단시간내에 경제의 활성화가 가능할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충청지역에는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현재 대전권 천안권 청주권 충주권 등 크게 4개권역으로 이같은 개발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대전광역시의 경우 대덕구의 대덕연구단지에 15개 연구소가 입주해 있는데다96년이후 15개 연구소가 추가 입주, 인구유입과 이에 따른 파생효과가 클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대전시는 이 대덕연구단지와 연계, 기존의 대화공단 이외에 제3공 단과 4공단, 그리고 대전과학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있다.
대덕구 문평동 일원에 이미 조성완료된 37만평 규모의 제3공단과 인근의 58만평 규모의 제4공단, 그리고 1백29만평 규모의 과학산업단지가 완공되면 대전의 공단규모는 기존의 대화공단을 합쳐 2백62만평으로 크게 늘어난다.
특히 유성구 관평.용산.탑립동 일대 1만3천평규모에 5천7백억원의 사업비 를들여 조성하고 있는 과학산업단지에는 신소재 정밀화학 정밀전자 전자제어 기계 등 굵직굵직한 업체 1백50여개가 오는 98년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다 둔산 신시가지에 조성되고 있는 제3정부종합청사 부지에 오는 98년까지 중앙의 11개청사가 입주할 예정으로 있다.
조달청 병무청 해운항만청 국세청 등 업체유인효과가 큰 총 11개청이 입주 완료하는 오는 98년경에는 대전과학산업단지 등과 함께 2만여 업체가 대전이 나인근 지역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전광역시의 개발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98년까지 무려 1백50 만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지역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행정수도로서 대전이 자리를 잡는다면 대전 주변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고 이 효과를 연계시켜 뒤처진 충남지역의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충북지역은 청주시의 용암지구 개발을 비롯, 북서지역인 오송 옥산 오창지 역일대를 과학단지로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용암지구는 8만명 1만8천세대가 입주하는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알려지고있으나 현재에는 5천세대규모로 일부만 조성되고 있으며 수도권과 가까운 오 송옥산 오창 과학단지는 과밀된 수도권 첨단공업 공장을 유치, 지역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계산이다.
충북지역의 개발이 충남에 비해 뒤처진 감이 있으나 충청지역은 이같은 지역개발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불균형한 산업구조의 재편이 재빠르게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충남.대전지역을 중심으로한 인구집중과 소득수준 향상, 그리고 이에따른 소비력증대는 서울과 인접한 입지적 여건과 더불어 지역상권의 획기적 발전이 도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미 대전에만 서울의 대형백화점들이 5개의 매장을 개설할 예정으로 있으며 하이프라자 1호점을 낸 LG전자가 2호점 오픈을, 삼성전자가 대형점을 개장할 예정으로 있는 등 21세기 장밋빛 상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자업체들의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