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없는 사무실은 언제쯤 가능할까.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룹웨어를 도입해도 사무실에 쌓인 서류더미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종이없는 사무실을 구현하려면 서류나 책, 보고서, 팜플렛 등 기존에 작성 된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바꿔주는 컴퓨터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
문서처리전문 SW업체인 주노씨스템(대표 최현묵)은 종이없는 사무실을 실현하는데 필수적인 문자인식분야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는 벤처기업.
이 회사가 내놓은 문자인식SW "스피드리더"는 종이에 인쇄된 한글 영문 숫자특수문자를 초당 2백50자씩 인식해 컴퓨터용 디지털 데이터로 바꿔준다. A4용지에 빽빽하게 입력된 문서를 1분동안 무려 4장이나 소화해 낸다. 분당 3백타를 치는 숙련된 타이피스트보다 1백배나 빠른 셈이다.
만일 문서를 미리 스캐너로 읽어들인 후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면 인식속 도는 더욱 빨라진다. 이 경우 일반 교과서나 전문서적 등 단순한 문서들은 1분당 10장이상 처리해 낸다. 이 정도 처리속도면 국산 문자인식SW중 가장 빠른속도이다. 그렇다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스피드 리더는 99.5% 이상의인식률을 기록, 경쟁제품보다 4배나 정확도가 높다고 최사장은 자랑한다.
정확도는 문자인식시스템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만일 오인식율이5 를 넘는다면 경제성을 기대할 수 없다. "문서스캐닝->프로그램 작동->자 동인식->교정.수정" 등 4단계를 거치면서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서체를 지원했는지 여부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스피드리더는 명조체 고딕체 바탕체 그래픽체 굴림체 조합체 샘체 궁서체 등 현재 사용중인 대부분의 서체를 지원하고 있다.
자동인식모드로 작업할 경우 문서내 1.5cm까지의 다양한 크기의 문자를 순식간에 읽어들여 판독해 낸다. 일단 판독된 데이터는 텍스트형태로 저장되며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글 아리랑 일사천리 RFT 등 워드프로세서 파일포맷 으로 변환할 수 있다.
성능이 이쯤되니 눈독을 들이는 업체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PC업체는 물론, 워드프로세서업체, 응용프로그램개발사 SW유통사 스캐 너업체 광파일링시스템업체 등 굵직한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문자인식기술 하나로 승부수를 띄운 주노씨스템의 최사장은 본래 반도체 설계전문가. 미국 하니웰사에서 멀티미디어 핵심부품인 디지털신호처리기(DSP)를 개발 했고 미국방부 극비프로젝트인 "핵전쟁에서 작동가능한 반도체칩" 개발에도 참가한 그는 인공위성, 군사용 반도체설계분야에 권위자로 손꼽힌다. 반도체 전문가인 최박사가 문자인식분야에 뛰어든 것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하드웨어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SW를 제대로 만들어보겠다는 고집스런엔지니어 근성 때문.
최사장은 3년간 3억5천만원을 투입,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어렵게독자적인 알고리듬을 개발해 냈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토로한다. "보통 하나의 알고리듬을 개발, 적용하려면 2~3개월이 걸립니다. 새로만든 모듈의 인식 률이 기대에 못미치면 아예 처음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는 스피드리더가 기대이상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조만간 후속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달말 출시될 버전1.2에는 영문인식기능이 크게 보강될 예정이고 내년초에는 철자오류검색 및 보정기능 사전기능 한자인식기능은 물론 일본어와 DB포맷 등을 지원하는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수표리더 우표감식기 전표처리기 등 스피드리더 응용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며 광파일링시스템이나 경영정보시스템(MIS) 그룹웨어 등과의 연계도 검토중이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