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롬 타이틀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CD롬 타이틀은 평균 3개월 정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것으로 밝혀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시된 컴퓨터용 CD롬타이틀은 국산CD롬(3백 종), 비디오CD(8백종), 수입CD롬(1천2백종)을 합쳐 약 2천3백여종인 것으로잠정 집계됐다. 물량으로는 7백만개로 올해안에 1천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70% 가량이 올해에 만들어졌거나 수입된 것.
그러나 이들 타이틀중 제값을 받고 판매되는 것은 전체의 5% 안팍에 불과한실정이다. 특히 이들 베스트셀러의 수명도 6개월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져 황금 어장으로 주목받아온 멀티미디어 타이틀분야가 외화내빈에 시달리고 있음을여실히 반증하고 있다.
"출시된지 3개월 이내에 품질이나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사실상 타이 틀의 수명은 끝난 셈입니다. 제값을 받지 못하니 덤핑목록에 오르는게 당연 하죠. 그나마 PC메이커에 번들로 판매된다면 운이 좋은 겁니다 멀티타이틀유통업체인 에스엠시 조경완사장은 3개월만 지나면 덤핑제품으로전락하는게대부분이고 히트작들도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타이틀중 가장 수명이 긴 제품군은 어린이용 프로그램과 클립아트, 어학용 타이틀 정도. 이들 제품은 베스트셀러에 끼지는 못해도 매달 1~2천개씩 꾸준 히팔려나가는 스테디셀러로 수명이 긴 제품은 1년을 넘기는 것도 있다.
바둑프로그램과 기획물, 관광안내, 노래방 등도 비교적 꾸준히 판매되는 제품군에 속한다.
그러나 성인물, 게임, 오락용 프로그램, 배경화면, 비디오CD 등은 3개월을 넘기지 못하는게 대부분이다.
이처럼 CD롬타이틀이 단명하고 있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무려 1천여종의 외산CD롬 타이틀이 무분별하게 수입돼 유통가에 살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제품은 종류별로 50여개에서 수백개씩 소량 수입됐지만 한번에 보통20 30종씩 들여오기 때문에 국산 CD롬타이틀업계를 물량으로 위협했던게 사실. 그러나 CD롬타이틀의 내용이 국내정서에 맞지 않는데다 외국어로 표기돼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외산타이틀은 덤핑제품의 대명사로 전락했다.
수입타이틀은 또 국산품의 가격구조를 붕괴시키고 단명화를 재촉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판매에 실패한 외산타이틀은 용산등지의 유통업체를 통해 수입원가수준인 2천~3천원에 팔려나갔고 PC메이커와 멀티미디어 업그레이드키트에도 대량으 로번들됐기 때문.
국산 타이틀 가격이 함께 떨어진 것도 이런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 이지배적이다. 공짜로 주는 CD롬타이틀도 제품 단명을 재촉하는 원인이다. 올해부터 CD롬 타이틀을 부록으로 무상제공하는 컴퓨터잡지와 전문서적이 크게 늘어나 새로 운풍속도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또 PC나 멀티키트를 구입할 때 공짜로 받는5 10여개의 타이틀도 라이프사이클 단축에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 CD롬타이틀 수요를 휠씬 웃도는 타이틀이 쏟아져 포화상태 를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CD롬타이틀 라이프사이클이 단축됨에 따라 SW제작사와 유통사들이 대응책을 마련하고 나서 주목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비디오CD의 경우 인터랙티브캡션 기능을 지원하거 나양방향 멀티미디어기능을 지원한 비디오CD 2.0포맷의 제품이 잇따라 개발 되고 있다. 또 타이틀 내용도 3류영화나 비디오에서 탈피, 엄선된 명작이나 방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관련업계의 자구책에도 불구,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하루가 다르게높아지고 있는데가 이미 가격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멀티미디 어타이틀의 라이프사이클이 3개월 수준을 넘기 힘들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