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러시아통신시장 코리아 열풍 (2);현대화 계획

러시아의 통신시설 수준은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6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못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외국인들의 왕래가 가장 많다고 하는 코스모스 호텔이나 인투리스트 호텔에서조차 국제전화를 하려면 대단히 복잡한 과정을거쳐야 할 정도다. 그나마 한두번 정도의 통화 시도로 전화가 연결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러시아 지역의 공식적인 전화보급률은 94년말 현재 총 2천5백만 회선이다.

인구1백명당 17대 꼴인 셈이다. 이것도 최근 2~3년 사이에 연평균 1백만 회선씩을 공급한 결과다. 95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집계된 전화 적체가 약 1천1백만 회선을 넘는다.

러시아의 전화시설은 아직까지 기계식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70년대에 자취를 감춘 크로스바 교환기가 지금까지 사용되고있는 수준이다.

이동통신 분야는 더욱 낙후돼 있다. 셀룰러 이동전화 보급률은 94년말 현재5만6천 회선에 불과하다. 올해 말까지 10만을 넘기기 힘들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잡은 무선호출 가입자는 러시아 전지역을 통털어봐야 2만5천명 정도밖에 되지 않을 만큼 희귀한 서비스다.

올해말까지 약 7만명 정도가 무선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는 게 현지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통신시설이 이처럼 낙후돼 있다는 현실은, 바꿔말하면 성장 가능성이 그만 큼크다는 사실과 통한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이미 통신시설 현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의 기본 골격은 전화 시설을 오는 2000년까지 4천 만회선、 2005년까지 6천2백만 회선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현재 1백명당 17 대수준인 전화 보급률을 2000년에는 27대、 2005년까지는 40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0년까지 매년 2백50만 회선、 2001~2005년까지는 매년 4백만 회선씩의 전화시설을 증설하겠다는 방대한 프로젝트를 세워놓고 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기려면 연평균 39억달러 이상의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문제의 핵심이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이러한 통신 현대화의 밑그림을 바탕으로 중요한 두개의정부주도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는 이른바 "50×50"프로젝트라고 하는 대형 통신시설 현대화 사업이다. 여기서 50×50이란 각각 50개 시외전화국과 5만(50K)km의 간선망 을의미하고 있다. 각 지방의 통신서비스 운영업체의 주식중 국가소유 지분인 38%를 매각해 투자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브야즈 투자회사"(SVY AZ INVEST)를 설립、 러시아 전역에 50개 시외국과 5만km 구간의 간선망、그 리고 향후 10년간 2천만 회선의 전화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피플 텔레포니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화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이 프로그램 은저가의 전화서비스를 공급키 위한 것이다.

매년 1백만 회선、 향후 10년간 1천만 회선의 전화를 공급할 이 계획은 지방정부의 재정지원과 세제지원, 운영업체의 채권 발행을 자금원으로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러시아 정부는 부족한 재원의 충당을 위해 외국자본의 유치에 적극적 인자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장비의 구매는 물론이고 통신운영사업에 까지도외국의 직접 진출을 유도한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유수의 통신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에 밀물처럼 몰려들고 있는 배경에 는바로 이러한 시장 잠재력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시설 현대화 사업과 병행해서 각종 장비의 개발사업 도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국영통신연구소 즈니스 의 전자식 국설교환기 개발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C-32"로 명명된 국 설교환기 개발을 통해 2000년 이후 통신시설의 자급을 이루겠다는 것이 이 연구개발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