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 "카드 토큰" 시내버스 달린다

토큰이나 잔돈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탈 수 있는 버스가 서울시내에 등장했다. 바로 건설교통부가 최근 시험운영에 들어간 교통요금카드 버스다.

이버스의 운전석 옆에는 요금을 넣는 통 대신 직사각형의 단말기가 설치돼있다. 승객들은 차비를 넣는 대신 미리 구입한 요금카드를 버스의 판독기에 스치기만 하면 자동으로 요금이 계산된다. 승객들은 잔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종종 버스안에서 벌어지던 운전사와 승객의 요금시비 장면도 이제 사라지게 됐다. 좌석버스와 일반버스의 승차권을 따로 구입해 보관할 필요도 없다. 단말기가 한 개의 카드를 판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0.2초. 승객을 태우는 시간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버스회사 입장에서도 수입금액이 전산처리되면 관리에 드는 비용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버스요금을 토큰이나 동전으로 받으니 이를 수거해서 분류하는 데만도 많은비용과 인력이 필요합니다. 승객들도 잔돈이 없어 거스름돈을 받지 못하는경우가 많았지요. 하지만 카드제의 도입으로 이같은 불편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경기고속 허상준 차장의 말이다.

현재 카드요금제가 적용되고 있는 버스는 50여대. 경기고속의 1005 1번 (분당~광화문) 24대, 대원여객의 1113번(외대~강변역) 12대, 서울승합의 21 3번(고덕~종합운동장) 14대 등이다. 오는 12월부터는 수도권지역 버스 7백 80대로 서비스 범위가 확대된다. 또 내년 7월부터는 서울시내 전역에서 카드 로버스를 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버스 요금결제에 사용되는 스마트카드는 신용카드 크기의 플라스틱 안에고집적 IC를 내장한 것. CPU는 물론 암호처리와 통신 기록장치까지 내장하고 있어 8비트 PC정도의 처리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기존 마그네틱 카드보다 자성에 강하고 보안성도 뛰어나다.

카드는 일반용(2만원)과 학생용(1만원) 2종류가 있으며 제작비용은 카드에 삽입되는 광고로 충당하게 된다. 때문에 요금에 해당하는 비용만 내면 토큰 판매소나 학교 구내매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또 지하철역 은행 우체국 등에도 무인판매기를 설치, 이용자들이 손쉽게 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카드는 입력된 금액을 전부 쓰고 나면 판매소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것이특징. 새로 구입하지 않고 재충전해서 사용하면 5%의 보너스 금액이 추가된다. 건설교통부는 버스 뿐만 아니라 택시 지하철 등 다른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지역 모범택시에 신용카드처리기가 부착된 마그네틱 및 IC카드 미터기를 달아 내릴 때 요금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도록한다는 것이다. 또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택시요금 선불카드를 판매하고 출국시에 잔액을 환불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지하철의 경우는 우선 수도권 전철과 지하철에 스마트카드시스템을 설치, 지하철 요금을 선불카드 또는 신용카드를 이용해 지불할 수 있게 할 계획이 다. 뿐만 아니라 주차장, 유료도로 사용료 등 다른 교통 관련 요금도 한장의 카드로 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통요금카드 한장만 구입하면 버스 와지하철은 물론 교통과 관련된 모든 요금 결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96년부터는이용지역도 서울 경기 뿐만 아니라 부산 대전 등 전국으로 확대 실시된다. "교통요금카드제를 도입하면 대중교통 시설의 이용을 확대하는 데도 크게기여할 전망입니다" 건설교통부 정연호씨의 말이다.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머지않아 카드 한장만 가지면 전국 어디든지 쉽게갈수 있는 "카드토큰"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