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분야를 주축으로 한국기업들의 활동이 실리콘밸리에서 활기를 띠고 있으나 하이테크에 대한 욕심만 앞서 있을 뿐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복 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20여년 동안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인회계사(CPA) 김현수(Harry HKim)씨는 만약 한국기업들이 미국의 하이테크를 습득하거나 미국내 활동을 강화하려 한다면 반드시 미국의 조세법이나 세무절차 등 현지사정에 대한 충분한 사전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26일 전경연에서 열린 한미기술제휴 및 이전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래한한 그는 한국기업의 실리콘밸리 투자추세를 묻는 질문에, 한국기업들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예로 들며 대뜸 한국기업의 무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과 한국의 재무환경은 크게 다릅니다. 특히 최근 한국기업들이 크게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기술개발(R&D)센터 설립 같은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국내의 경우 R&D센터는 비영업 행위로 간주, 많은 세제혜택이 이뤄지지지 만미국에서는 조건 없이 법인등록이 이뤄지는 데서 볼 수 있듯이 영업행위로 간주돼、 과세대상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여기에서 파생한 "양도이전가격"에 대한 조세문제는 10년 전부터 일본기업들을 집중적으로 괴롭혔으며 최근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사 등많은 한국기업들이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전하는 그는 "현재 미국세청 관리들이 이 양도이전가격 문제로 2년 전부터 한국에 상주、 조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한국기업이 실리콘밸리에 와서 실무활동에 들어가기 전에 현지 관계전문가들과 현지상황이나 세무절차 등에 협의한다면 일본의 사례를 모델로 삼아 이를 충분히 피할 수 있을 텐데 한국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그의아쉬움이다. 그는 첨단기술을 사거나 지분참여를 위해 움직이는 한국기업들의 상주활동 에서도 많은 시행착오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기업들은 신규사업 개척차원에서 실리콘밸리나 그 근처에 사무소를 개설해 무시 못할 인원을 상주케 하고 있으나 이는 낭비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 전문인력을 상주시킬 때 1인당 10만달러 상당의 경비가 소요된다 며 "만약 책임자만 파견하고 현지 분위기에 익숙하며 전문지식을 습득 한교포 1.5세나 2세를 채용하는 등 나머지 필요한 부분을 CPA를 통해 해결할 경우 업무의 효율성은 물론 50%에 달하는 비용절감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고 설명한다.
한국업체들이 이같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이유에 대해 컨설팅에 대한 기본개념을 갖고 있지 못하며, 갖고 있어도 이를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기술평가에서 공인회계활동 등 실리콘밸리에서 자리잡은 국내 교포 전문가들과의 연계로 사업에 나설 경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 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시에서 "Kim & Cha CPAS"(전화 408-243-585) 의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삼보컴퓨터.포스콘.현대전자.아남전자 등 의자문을 해줬던 그는 앞으로도 한국 전자업체들의 실리콘밸리 내 활동할 것같다고 전망하며 "특히 중견기업이나 아이디어가 풍부한 중소기업들은 일본 이나 한국의 대기업들이 겪고 있는 전철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