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트생산의 감소와 PCB업계의 양극화로 PCB산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PCD시장조사업체인 PCI사가 최근 이례적으로 "한국의 PCB 및 관련 세트장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국은 88올림픽 이후 모든것이 빠르게 변화했다. 물가가 급등했고, 임금 및근로조건 개선과 문민정부가 태동하기 까지 각종 분규가 이어졌다. 그 결 과이 기간에만 임금수준이 약 1백% 상승, 기업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었다. 한국의 일반 근로자 평균임금은 현재 1천1백80달러로 2천8백달러인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 수준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숙식비.교통비.의료보험등 부가적인 혜택을 고용자들에게 제공, 실질임금은 이보다 6백~7백 달러 높은 1천8백~1천9백 달러에 달한다.
큰 폭의 임금상승으로 한국 제조업체들은 80~90년대에 미국이나 일본업체 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임금국을 찾고 있다. 따라서 PCB제조업체들 역시 생산 기지를 점차 해외로 이전하는 추세다.
80년대말에서 90년대로 이어진 노사분규와 경기 침체에도 불구, 한국경제 는일본의 엔고에 따른 반대 급부로 성장을 지속했다. 지난해에는 8.4% 성장 했고 올해도 8~10%의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전자산업은 GNP 성장률을 크게웃도는 20% 가량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세계 최대의 D램공급업체로 부상 한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업계와 미국의 자존심인 제니스사를 인수한 LG전자 등 전자업계 덕택이다. 한국은 또 다가오는 멀티미디어시대에서도 확고 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다만 핵심 부품이나 핵심 제조장비를 일본이나 미국에서 대부분 수입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약한 것이 "아킬레스건"이지만 한국전자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자산업의 꾸준 한성장세로 인해 한국 PCB산업의 향후 전망은 매우 밝다.
전자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편승, 한국의 PCB산업은 91년부터 매년 뒷걸음질 치고 있는 일본과는 달리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90~94년중 한국 PCB생산액은 연평균 12.1%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의경우 생산액은 8억7천2백만 달러로 93년 대비 14%가량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다층기판(MLB)이 정밀급제품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3억1천만달러로 뚜렷한 강세를 보인 가운데 비교적 고른 성장세를 유지했다.
MLB는 특히 92년부터 양면을 앞지르기 시작, 격차를 갈수록 벌리고 있다.
단면은2억4천6백만 달러 어치를 생산했는데, 이중에는 에폭시 양면PCB를 대체하는 실버스루홀PCB가 4천3백만달러 가량 포함돼있다. 올해에도 한국 PCB 생산은 20%가 넘는 MLB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총 9억7천4백만 달러에 달해 1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10억달러를 돌파, 대만(15억 달러).홍콩(중국 포함、 12억 달러)에 이어 개도국으로는 세번째로 10억달러 그룹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한국PCB시장은 특이하게도 일부 대형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한국에는약 2백개가 넘는 PCB업체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선발 10사를 중심 으로 한 극소수 대형업체들이 좌우하고 있다. 또 10사중에서도 대덕.LG.삼 성.코리아써키트 등 4사의 점유율은 가히 절대적이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