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유사 이래 토정 이지함과 같은 기인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 은그를 천기에 통달해 "토정비결"을 지은 점술가쯤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수학과 천문학에 능통한 학자였다. 특히 전도양양한 양반가의 선비로서 율곡 이이와 절친한 친구였던 그는 스스로 토굴에 살며 빈민들과 함께 고통 을 나누고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힘쓴 사회 운동가였다. ▼토정은 물산과 지 이를 파악해 처음으로 유통 개념을 생각해 냈다. 즉 한 지역에서 많이 나는물산은 다른 지역으로 유통시키고 그 지역에서 모자라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수입하는 것이었다. 현대경제학으로 보면 기초이론에 불과하겠지만 그 당시로서는 쉽게 생각해 내기 어려웠던 것임에 틀림없다. ▼유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바로 물류이다. 그런데 우리는 제품을 포장.수송.보관.하역하는 물 류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고 한다. 건설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물류비용은 17%로 선진국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는 것이다. 물류비용이 높으면 순이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윤도 줄어들어 물류비용이 높으면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게 되어 가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교통량으로 인해 수년 묵은 체증처럼 물류는답답해져가고 있다. 조선 중기에 토정이 유통을 생각해 냈던 것처럼 물류를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