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아남.마쓰시타 기술제휴 배경

아남전자와 마쓰시타전기가 지난달 30일 체결한 기술제휴 재계약의 내용과그 배경에 가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기술제휴 재계약은 상당 기간 체결이 지연된 데다 계약 내용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3년에 걸친 두 회사의 기술제휴계약이 만료된 지난 7월말 이전부터 재계약을추진해왔다. 그렇지만 서로 유리한 조건을 따내려는 상태에서 두 회사는 좀처럼 뜻을 좁히기 어려웠고 그 결과 3개월 이상 계약체결이 늦어졌다.

따라서 이번 계약은 두 회사간의 지리한 줄다리기가 이제 마무리됐고 또 한두 회사간의 관계도 정상화됐음을 뜻한다.

또 이번 계약은 이전보다 담고 있는 내용이 풍부해졌다. 이전의 기술제휴 계약에서는 마쓰시타가 아남측에 제공하는 기술이 일부 컬러TV 및 VCR 제품 에국한됐다. 그렇지만 이번 계약은 양사의 기술제휴 대상을 광폭TV를 비롯해디지털비디오디스크 DVD 플레이어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차세대 영상기기 전반에 걸쳐 있다. 또 디자인 및 마케팅노하우 등도 제휴대상이 다. 따라서 이번 계약은 지난달 아남이 마쓰시타의 제품을 수입판매키로 한 것과아울러 두 회사간의 관계가 앞으로 보다 밀접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있다. 아남과 마쓰시타가 서로 이번 계약에서 얻는 대가는 뚜렷하다.

아남으로서는 대형TV 등 영상기기시장에서 가전3사로부터 밀려나고 있는위기상황을 벗어날 탈출구를 찾게 됐다.마쓰시타의 입장에선 기술로열티 수입의 확대와 한국시장에서의 브랜드이미지 제고 등이 만족스러운 대목이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당장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전업계는 앞으로 마쓰시타 가아남으로부터 거둬들일 로열티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쓰시타가 아남에 제공하는 기술은 제품기술 뿐만 아니라 영업상의 거의모든 부문에 걸쳐 있는 만큼 로열티규모도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게 가전업계 의추측이다. 이에 대해 아남측은 기술로열티 제공대상이 늘어난 대신 그 비율을 1% 미만으로 낮췄기 때문에 앞으로 지불할 로열티는 기존 수준을 크게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남측은 구체적인 로열티 비율과 조건을 밝히지 않았다.

아남측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마쓰시타가 얻게 될 소득은 매우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남전자는 최근 마쓰시타의 제품을 수입판매하면서 시장상황에 맞지 않게 고마진을 취하는 고가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는한국에서 브랜드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마쓰시타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마쓰시타는 향후 한국시장의 선점 차원에서 일단 아남측의 기술제공 요구 를일단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아남전자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그동안 취약했던 차세대영상기기와 관련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남전자로서는 인적、 물적으로 막대한 투자가 가능한 가전3사가 아무래 도버거운 상대다. 그러나 이번 계약으로 아남은 초기 대형TV시장에서 그랬듯이광폭TV DVD 등 새로운 영상기기시장에서도 마쓰시타의 기술을 빌려 초기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아남전자가 마쓰시타의 첨단기술을 얼마만큼 소화해 독자적인 기술 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있다. 만일 아남전자가 이들 새로운 기술에서 자생 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마쓰시타제품의 한국 총판점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고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아남과 마쓰시타의 이번 기술제휴계약에 쏠린 가전업계의 관심은 단지 아 남전자가 향후 영상기기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만국한된 것은 아니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