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6배속 CD롬 개발주역 LG전자 김성환 책임연구원

"세계 기억장치 시장을 평정할 국산 CD롬 드라이브를 개발해 메이드인코리 아의 자존심을 살려놓겠습니다." 멀티미디어 핵심부품인 6배속 CD롬드라이브의 개발주역인 LG전자 영상미디 어연구소 김성한 책임연구원(34)은 선발기업인 일본업체를 따돌리고 광기억 장치 분야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고 자신만만하다.

6배속 CD롬 드라이브란 초당 9백KB의 정보를 컴퓨터에 전달시켜주는 광기 억장치를 말한다.

LG전자는 올초부터 김성한 연구원의 주도로 10명의 전문연구인력과 3억원 의개발비를 투입, 6배속 제품을 개발했다. 지난해 4배속 CD롬에 이어 올해에는이보다 50%나 빠른 6배속 제품을 내놓은 셈이다.

LG의 6배속 제품은 초당 정보처리속도가 9백KB로 고속처리가 가능한데다평균데이터탐색속도도 1백30ms로 기존 4배속 제품(1백90ms)보다 휠씬 빠른게특징. 이정도 속도면 2~3년전 시판된 하드디스크 처리속도와 별 차이가 없다. 지난 87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9년간 CD롬드라이브 개발에만 매달려온 김연구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광드라이브 전문가. 그의 손을 거쳐 발표된 제품만도 89년 개발한 1배속 AT-버스 모델을 비롯, 2배속 SCSI 등 10여개나 된다. 당시 자국의 기술로 CD롬드라이브를 만들어낸 곳은 2~3개밖에 없었다.

김연구원을 "한국 CD롬의 역사"라 부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는 6배속 제품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진동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놓는다.

"디스크를 돌려주는 스핀들모터는 2배속이 1천rpm, 4배속은 2천rmp이면 충분했지만 6배속 모델은 3천2백rmp이나 됩니다. 고속 CD롬 드라이브의 성패는 몸체가 고속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진동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또 데이터는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연구원은 6배속 제품을 개발하면서 데이터 액세스를 개선하는 것과 호환 성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내부전송속도가 초당 6백K B에서 9백KB로 개선된 만큼 데이터를 읽어들이는 속도도 그만큼 빨라져야 속도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CD롬 디스크가 변형됐거나 구멍이 잘못 뚫려 모터나 메커니즘에 무리가 가더라도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읽어들이고 에러가 없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가장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부분은 다름아닌 호환성문제. 윈도3.

1과윈도95, OS/2 등 다양한 운용체계를 지원하면서 플러그&플레이 등 신기 술을 활용하려면 양산시점까지 끊임없이 호환성테스트를 반복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무작정 처리속도가 빠른 제품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김연구원은 4배속보다6배속제품이 좋은게 사실이지만 무작정 고속시스템을 선호하는 것보다 자신의 PC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소비자들에게 충고한다. 486까지는 2배속과 4배속의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펜티엄 기종부터 는4배속 제품을 설치하지 않으면 체감속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6배속 모델은 일반적으로 펜티엄1백MHz이상의 PC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디스크 액세스가 잦은 게임프로그램이나 자주 SW를 설치하는 경우에는6배속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김연구원은 향후 CD롬 드라이브의 활용범위가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먼저 운용체계를 탑재한 포터블CD의 출현이 임박, 하드디스크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체할 것이란 것.

또 4배속부터 초당 3.5메가비트 이상의 정보를 요구하는 동화상 영상압축 규격인 MPEGⅡ를 지원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10배나 선명한 방송국 수준의 디 지털 동영상제품을 감상하는 도구로 적합하다.

그는 올해 4배속 CD롬 드라이브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소니.마쓰시타와 함께 LG전자를 세계 3위의 CD롬업체로 발돋움시킨 것이 가장 큰 보람이 었다고 말한다.

이미 6배속 개발기술을 양산.영업부문인 CD롬OBU에 넘겨준 김책임연구원은97년경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8배속 제품개발에 착수, 또 한번의신화를 만들어낼 준비에 한창이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