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PC업계가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불과 3~4년전만 해도 미국업계의 파상적인 공략에 맥을 못추고 안방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던 일본업체들이 이제는 반대로 미국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오는 2000년 세계 10대 PC업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히타치제작소는내년 상반기에、 그리고 후지쯔는 내년말까지 미국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각각 세워놓고 있다.
노트북PC 시장에서는 이미 도시바가 수위자리를 차지해 시장 점유율 확대 에열을 올리고 있고, NEC도 올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두배로 늘린다는 야심 찬계획을 갖고 있다.
일본 PC업계가 이처럼 미국시장 공략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
우선、 자국 PC시장의 성장을 들 수 있다.
일본 PC시장은 최근 1~2년새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그 결과 메인프레임 위주의 사업을 펼쳐 온 일본 주요 컴퓨터 업체들이 점차 PC사업 에비중을 두기 시작한 것.
이와 관련해 일본업계는 그동안 미국 업체들에게 시장을 내준 원인중의 하나가 일본 지향적인 사업방식에 있었다는 점을 깨닫고 최근들어선 세계시장 공통의 업계 표준에 기반한 제품생산으로 호환성을 확보、 세계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업계가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또 다른 배경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 하기 위해선 세계 최대인 이 지역 시장에서의 판매량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히타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국시장 PC 판매량이 두배로 늘어나는 등 PC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총량 기준으로는 35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하락추세로 이윤이 줄어들고 있는 PC산업에서 최소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연간 50만대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때문에 일본업계는 해외수요의 확보를 꾀하고 있으며, 특히 규모가 큰 미국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히타치의 경우 우선 고성능 노트북 컴퓨터를 내년 상반기에 미국시장에 출 시하고 이어 데스크톱 및 서버 등으로 품목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중 가장 먼저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노트북 컴퓨터는 인텔의 1백20MHz 펜티엄과 10.5인치 컬러 스크린을 채용하고 인터네트 등 온라인 서비스 접속 기능 등 특히 통신기능을 강조한 모델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히타치는 이 제품 출하 후 3년내에 미국시장 매출액을 연간 5억달러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히타치를 비롯한 일본업체들은 특히 디자인.마케팅 및 가격 등 주요 정책을 현지 자회사의 결정에 맡기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 펼쳐 미국시장 공략의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과거 일본이 본사 위주의 해외전략 실패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의도다. 도시바가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대항키 위해 현지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최근들어 정책결정권을 현지 자회사에 대폭 위임하고 있는 것도 이 와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업체의 미국시장 공략이 어느 정도 성공할지는 현재로선 단언 하기 어렵다.
미국업체들이 일본업체들의 시장잠식을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인데다 한국 및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업체들의 미국시장 공략의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PC가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표준제품에 기반、 일반 가 정용품화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과거 가전시장을 석권한 경험이 있는 일본업체들이 세계 PC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하는 것이 그리 힘든 일만은 아니라는데 전문가들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특히 일본업체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확보를 위해 PC 가격인하 를주도할 경우 자금부족에 허덕이는 일부 미국업체의 도태마저 예견되고 있다. <오세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