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D롬 드라이브시장의 유통질서가 문란해지고 있다.
지난 3월께 주력모델이 2배속에서 4배속으로 전환되면서 안정을 되찾았던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질서는 최근 6배속 제품이 출하되면서 또 다시 혼탁 해지고 있는 것이다.
6개월 정도 안정국면을 지속해온 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 질서가 흐려지고있는 주요인은 가격 붕괴이다.
특히 시장에 본격 출하된지 한달 남짓한 6배속 CD롬 드라이브는 업체들이 권장하는 소비자가격보다 무려 40%이상 싸게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공급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력기종인 4배속 제품과 신제품인 6배속 제품과의 가격차이는 12만원 정도가 나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용산전자상가등 일반 유통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4배속 CD롬 드라이브의 가격은 11만~12만원선이고 6배속 제품은 18만원 안팎이다. 4배속 과 6배속 제품의 가격차가 6만원 밖에 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올초 주력기종이던 2배속 CD롬 드라이브가 4배속 제품으로 전환될 때 두 기종간에 벌어졌던 가격차이보다 훨씬 좁은 폭이며 가격차가 좁혀지는 기간도 크게 단축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 4배속 제품의 가격이 2배속 제품의 가격으로 떨어지는 기간이 약 4개 월정도 걸린 반면 6배속 제품의 가격이 4배속 제품가격 수준으로 떨어지는기간은 2개월로 줄어들 공산이 크다는게 용산상인들의 설명이다.
그것도 6배속 제품이 주력기종의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면서도 가격은 4배 속제품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용산상인들은 "6배속 제품의 가격이 이처럼 떨어질 경우 성수기인 12월께 는현재 4배속 제품 가격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멀티미디어 PC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CD롬 드라이브의 국내 시장 질서가 흐려지고 있는 요인은 *컴퓨터 경기의 일시적 침체 *시중자금 경색 *CD롬 드라이브업체의 인위적인 시장 조작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윈도95의 한글판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일반 소비자들이 PC의 신규 구매를 주저하는 대기수요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PC경기는 일시적인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CD롬 드라이브의 수요가 덩달아 줄어드는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특히 올 상반기까지 용산 상인들 사이에 이문이 남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히던 4배속 CD롬 드라이브가 이제는 별 매력을 끌지 못하는 제품으로 전락 한것도 한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CD롬 드라이브 가격질서가 흐려지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시중자금의 경색. 하반기들어 중소 PC업체의 잇따른 부도여파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용산 상인들은 최근 비자금 한파로 시중 자금이 더욱 경색되자 부도를 면하기 위해 돈될 만한 제품"은 과감히 덤핑 처분하고 있다.
현재 용산상가에서 현금과 맞바꿀 수 있는 제품은 메모리、 CPU및 CD롬 드라이브 정도이다. 이중 메모리와 CPU는 구하기가 어렵지만 CD롬 드라이브는 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한 실정이다.
특히 4배속 제품에 비해 실제 생산원가가 별로 비싸지 않으면서 이문이 큰6배속 CD롬 드라이브는 "현금 대용상품"이라는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4배속 제품을 시중에서 밀어내고 6배속 제품을 주력기종으로 가져가려는 일부 6배속 수입상들의 인위적인 가격조작도 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질서를 혼탁케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6배속 제품의 가격이 예상외로 급격히 떨어지자 4배속 CD롬 드라이브업체 들은 시장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4배속제품의 공급업체들은 "6배속 제품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나양적인 면에서 4배속과 경쟁하기에는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고 자위하면서도 "돈 남는 곳으로 움직이는 용산상인들의 생리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6배속 제품의 조기 출하를 검토하고 있어 시장추이가 주목된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