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세계무역기구(WTO)의 우회덤핑방지제도 도입움직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주요수출시장의 반덤핑관세부과에 대응해 해외현지생산을 크게 확대 해온 가전3사는 이 제도가 정식도입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 현지화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13일 관계기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전3사 등 해외현지생산에 나서고있는 전자업체들은 우회덤핑방지제도가 도입되면 현재와 같이 국내 부품 및자재 등을 현지공급하기 어려워질뿐 아니라 현지가격경쟁력도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고 다음달초로 예정된 WTO반덤핑위원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전3사는 WTO가 이 제도를 채택할 경우 미국과 유럽(EU) 등의 반덤핑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추진한 현지생산 확대전략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 다는 판단 아래 부품동반진출을 조기에 확대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가전3사는특히 다음달초 WTO회의결과에 따라 현재 미국시장에서 우회덤핑혐의로 제소당한 멕시코산 컬러TV 등에 대한 미상무부의 조사개시는 물론 우회 덤핑판정을 내릴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 우회덤핑혐의를 받지 않으려면 해외현지생산제품의 현지판매가격도 상향조정할 수밖에 없어 아직까지 해외시장에서 중저가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국산전자제품의 시장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회덤핑방지제도란 수출국이 특정상품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맞을 경우 이를피하기 위해 현지공장이나 제3국 공장을 통해 같은 상품을 생산해 팔 때도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해외현지생산을 통해 현지시장을 공략하려는 가전3사 등의 현지화전략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업계관계 자들은 "우회덤핑방지제도가 WTO에 정식도입될 경우 현지생산하는 전자제품 용 부품.소재 등까지 모두 현지생산하는 체제를 조속히 갖추거나 현지업체로 부터 조달하는 양자택일을 해야할 것"이라며 "어느 쪽을 택하든 가전3사처럼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선 직간접적으로 가격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을 것" 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전자업체들은 우회덤핑제도의 제소요건이 강화되고 현지생산제품이 우회덤핑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한국정부가 힘써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윤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