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석 방한...한.중 산업협력 본격화 과제와 전망

한.중 산업협력이 강택민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본격 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한.중 통상장관은 14일 그동안 현안으로 대두돼 온 차세대 교환기 공동개발사업과 고선명TV(HDTV)개발을 위한 1단계 협력목표 등에 합의하고 중형 항공기 개발사업과 관련해 일련의 합의를 도출해냄으로써 한.중간 산업협력에 따른 갖가지 불협화음을 말끔히 해소했다.

이번에 양국 통상장관이 합의한 내용은 산업협력이란 대원칙을 재확인하고 실무차원에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일종의 프레임을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그동안 우리 정부와 중국당국간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여온 것은 항공기개 발사업이었다.그러나 강택민주석이 이 문제에 대해 조속한 매듭을 다짐함으로써 협상 테이블이 넓어졌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논란을 빚어온 최종조립장 선정문제와 시제기의 제작대수 분배문제 、양산에 들어갈 경우 한국과 중국의 생산비율 등의 문제는 예상보다는 쉽게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기술합작선 도입을 둘러싼 문제는 미 보잉사 와 맥도널 더글러스사.유럽 연합팀 등이 양국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전을 펼치고 있어 쉽게 매듭지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게 관측통들의 전망이다.

이는 양국 정부가 추진중인 항공기가 1백인승 중형 항공기로, 앞으로 약 20년간 3천~4천대의 수요가 예상되는 등 시장성이 대단히 높고 정치적 요인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차세대교환기(ATM) 개발사업은 ATM상위설계를 공동 실시하고 해당추진기구로서 "ATM전문가 그룹"을 금년말께 설치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ATM 개발사업을 위한 1단계 사업추진을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원전건설에 따른 양국의 협력다짐도 또 하나의 실적으로 꼽혔고 자동차 부 품합작투자건은 중국측의 관심이 예상보다 높아 양국이 추진하고 있는 산업 협력사업 가운데 조기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업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기 도했다. 전자업계가 나름대로 큰 관심을 보여온 고선명TV(HDTV) 공동개발사업은 금년12월중에 양국 협력 주관기관인 한국전자부품연구소와 중국 비홍전자유한 공사의 관계자가 참여하는 "한.중 HDTV 국제세미나" 를 개최、 HDTV공동개발 협정안 및 1단계 협력목표 등에 관해 협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일단락됐다.

이는 우리 정부가 실무자들만이라도 머리를 맞대면 뭔가 나올 수 있을 게아닌가 하는 기대치에서 제안한 것이지만 어느 만큼의 성과가 가시화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중간 HDTV공동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중국측의 태도가 너무 무성의한데 다궁극적으로 양국이 동상이몽의 꿈을 꾸고 있어 실현가능성이 가장 낮은 사업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통산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간의 협력에는 결렬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이번에 세미나 개최를 요구하고 그쪽에서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내년에 또 요구하면 된다. 우리가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이 사업에 대한 파행 가능성의 일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문제점을 제외하고는 양국의 산업협력은 이번 양국의 정상회 담과 잇단 통상장관 회담을 통해 양국이 서로 상호보완관계에 있음을 재삼 확인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적지 않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한중 통상회담에 임한 왕충우 중국 국가경제무역위원회 주임과 오의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장 등은 중국정부 내에서도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중국정부가 검토중인 외자설비투자에 대한 관세감 면우대조치 철회계획에 우려를 표명하고 이를 2~3년간 유예조치를 취해줄 것을요청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한.중 통상장관의 산업협력회담과 성과는 거시적으로는 양국의 산업협력이 절대 필요하다는 점을 양국이 재인식하고, 미시적으로는 협력을 위한 일보 전진의 노력을 꾀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모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