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호황을 보였던 공작기계산업이 최근들어 성장세 가크게 둔화됐다. 공작기계공업협회의 집계를 보면 지난 9월 한달동안 공작 기계 수주총액이 6백32억4천2백만원으로 전달인 8월에 비해 3.7%가 줄어들었으며 호황기였던 지난 4월과 비교하면 무려 2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비자금사건 이후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이로 인해 기업 의투자가 중단된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올해 공작기계산업 성장 의견인차 역할을 했던 설비투자가 내년에는 상승률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 여공작기계 경기는 앞으로도 호전될 기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1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내년에는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체들은 최근 2년동안 경쟁 적으로 설비를 늘렸기 때문에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내년도 국내 공작기계 총생산액이 1조8백억원으로 올해의9천4백억원보다 약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수치는 올해의예상 성장률인 37%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공작기계산업에 악재는 또 있다. 이 분야에 신규로 진출한 대기업의 공작 기계 공급능력이 늘어나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엔저가 지속되는 경우 수출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창업 45년을 맞은 CNC선반업체인 일본 스게철공소가 부도로 쓰러졌다. 2백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이 중견업체의 부도 원인은 매출액이 급속히 감소한 때문이다. 일본의 상장업체인 요코이산업과 조비내기계는 3년동안 계속적자상태인데 올해도 적자를 내는 경우 상장을 폐지할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보도이다.
높은 기술수준의 일본 공작기계업체들도 수요가 줄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 공작기계업계의 이같은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빠른 대응책강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일본 공작기계업계의 고충은 부품가격과 물가.임금이 올랐으나 공작기계 가격은 지난 90년의 70~80%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데 있다. 일본 최대의 공작기계업체인 모리세이키조차도 감원이나 체질개선이 불가피한 실정에 처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의 공작기계업계가 다가올 경기침체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루빨 리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길밖에 없다. 불필요한 지출억제 등 경비를 줄이는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며 이럴 때일수록 연구개발투자를 통해 전략기종을 개발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내수감소 대비책으로 수출선 확보를 위해 영업전략의 전환도 고려해봄 직하다. 이를 위해 신규거래선 및 판매법인 확보、 수출지역 다변화、 애프터 서비스 강화 등이 지적될 수 있다.
특히 포화상태인 선진국 시장보다는 동남아 및 중국 시장이 공략대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1조2천억원으로 추정되는 동남아시장은 앞으로 5년내에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며, 중국의 경우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3백만 대에 달하는 범용 공작기계를 CNC공작기계로 대체하고 있어 이 시장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내년도에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활발하고 올해보다는 못하지만 반도체산업 의호황이 지속되며 통신부문에서도 시장 개방에 대비、 신규 통신사업자허가 등에 따른 설비 발주가 예상되는 등 전혀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수시장에서의 기대수요와 동남아시장에서 이기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있다는 지적에 공작기계 업체들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며 이같은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공작기계 업계만이 다가올 경기침체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