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재질이 집적회로(IC)카드로 가장 적합한가.
최근 IC카드 생산업계의 최대 쟁점으로 등장한 IC카드 재질의 적합성 논쟁은 날로 급증하는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해당업체들에게는 사활이 걸린문제다. 특히 이 사업에 신규 진출한 신호테크와 그동안 이 사업을 해온 업체들간 의재질 적합성 논쟁은 오는 2000년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IC카드시 장선점과 직결돼 있다. 우선 적합성 여부에 따라 카드업체들이 제품의 재질 을바꾸어야 하고 그로 인한 신규투자도 상당해 경쟁력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ID카드.공중전화카드 등 차세대 카드로 부각되고 있는 IC카드를 생산하고 있는 코코마.우연미디아.정화인쇄 등의 기존업체와、 내년부터 IC카드사업에 신규로 참여하는 신호테크간의 재질 논쟁의 핵심은 새로운 단방 식이냐 아니면 기존방식 고수냐로 대별할 수 있다.
즉 기존업체들은 지난 80년대 말부터 카드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 염화비닐 계통의 PVC(Poly Vinyl Chloride)로 카드를 생산하고 있는 반면、 신규업체 인 신호테크는 유럽 등에서 새로운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ABS(Acrylonitryle Butadiene Styrene)수지로 카드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한마디로 IC카드에 사용되는 재질 및 생산방식에 있어 전혀 다른 기술을 바탕으로 적합성 논쟁 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카드의 재질로 쓰이는 것에는 PVC、 PC(Polycarbonate)、 PET(Pol yEtylene Terephtalate)、 ABS카드 등 4종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PVC카드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백화점 등 일부에서는 PET카드가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PVC카드와 ABS카드 등 두가지.
전자는 PVC 판 가공처리방식으로 *COB(Chip On Board)모듈 제조기술을 반도체공장에서 필름방식으로 제조하고 *밀링가공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기술 이다. 생산은 인쇄-압착-낱장절단-홈가공-COB모듈실장-인코딩-QC-출하 등의 제작공정을 거친다.
따라서 이 PVC카드는 초기의 시설투자비가 적게들고 보안성에 있어 여러번 인쇄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COB 를 카드에 접착하는 방식이므로 제작과정중 COB가 이탈할 수 있다는 점과、I C카드 제조단가가 다소 비싸다는 게 흠이다.
후자는 지난 92년 스위스 셈팩사가 개발、 보급하고 있는데 사출성형방식 을취하고 있다. 카드기판 재질은 ABS수지이고 COB모듈제조기술은 카드제작사 에서 동시에 제작하는 리드프레임 방식이며 카드생산기술은 사출성형의 기술 을채택하고 있다. 생산공정은 COB제작-사출성형(ABS수지.전후인쇄)-인코딩-Q C-출하 등의 제작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이 방식은 COB를 카드에 직접 투입해 사출하므로 제작과정중 COB가 이탈하지않으며 PVC카드보다 재질이 견고하고 재활용이 가능해 카드제조단가의 저 렴성 및 제작공정의 단순성 등이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고 단 한번의 인쇄로 제작을 완료하기 때문에 사진전사의 질.
보안성이PVC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국 현재 IC카드 생산업체들간에 벌어지고 있는 논쟁의 핵심은 공중전화 기에 들어갈 IC카드의 공급권을 맡고 있는 한국통신(KT)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는 IC카드가 아직까지 금융권이나 회사의 신분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한국통신이 생산업체들에게는 최대 고객이다.
한국통신은 내년 하반기부터 IC카드 2백만장을 구매해 시중에 공급키로 계획을 세워 놓고 있어 양자간의 초기 공중전화카드의 물량확보를 위한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요컨대 우연미디아.정화인쇄.코코마 등 기존 IC카드 공급사들은 한국통신 과맺고 있는 IC카드의 공급권에 대해 "기득권을 수호하느냐" 아니면 신규업체에게 기득권을 뺏기느냐"의 싸움을 하는 것이다.
특히 향후 카드재질을 둘러싼 생산방식이 PC카드를 채택하는 쪽으로 지난8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카드생산협회(ICMA International Card Manufacturer Association)에서 의견 접근을 보고 있어 기존업계의 입장에서는 PVC방식을 무조건 고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는 카드제조 장비에 있어 PVC와 PC는 서로 호환이 가능해 기존업체들은 이중적인 투자가 없이도 PC카드의 제조가 가능하나、 ABS수지카드와는 서로호환이 불가능해 ABS수지카드로 갈 경우 기존 업체들은 추가로 투자해야 때문에 양측간의 논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카드 생산업계에 일고 있는 논쟁의 결말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으로전망된다. 현재 카드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중전화카드는 PVC카드를 채택 하고 있는데 한국통신이 이 규격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ABS수지카드의 경우 개발된 지 몇 년 되지않은 신기술이고 제작 등에 있어 여러가지 장점이 많은 편"이라면서 "국내에 서도 산 학 연이 공동으로 참가해 기술적인 검증작업으로 사용여부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위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