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2차전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개발 시의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기술력을 감안할 때 니켈수소전지에 주력하는 것이현실적으로 가장 타당하다는 의견과 세계적인 추세가 리튬이온 2차전지이기 때문에 이 전지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다.
이러한 논쟁의 원인은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상황에 대한 시각이 서로 엇갈리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켈수소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중진국에 속한 우리나라의 경제적 토대가 고급형 알카라인 1차전지나 니카드전지만으로도 전자산업을 충분히 소화할 수있는 상태기 때문에 니켈수소전지 개발을 통한 전지의 고급화 작업이 가장시의적절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반해 리튬이온 2차전지 옹호론자들은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전자산업은 이미 선진국형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 니켈수소에 개발력 을집중하는 것은 시대조류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니켈수소 전지와 관련해 현재 국내에서는 로케트전기가 소규모로 원통밀폐 형니켈수소전지를 생산하고 있을 뿐이며 (주)서통이 일본 마쓰시타와의 제휴 를통해 이의 개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케트전기는 니켈수소를 옹호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현재 가장 일반화된 2차전지인 니카드전지의 시장점유율 유지와 이를 니켈수소전지로 대체해나가는 추세가 적어도 20년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신규 전지개발 사이클이 최소 30년이었다는 분석을 기초로 한 것이다.
심지어망간전지와 같은 1차전지는 1600년대에 처음 발명된 이래 같은 제조 방식이 오늘날까지 이어져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리튬이온 2차전지를 선호하는 업체들은 "중견업체들이 차세대 전지중 니켈수소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해 개발 및 양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전지산업이 대규모의 설비 및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관이 일본의 유아사사와 니켈수소전지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리튬이온전지를 옹호해온 업체들의 태도에도 작지않은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관은 그동안 차세대 전지사업에 비교적 일찍 뛰어들어 리튬이온 2차 전지의 개발을 추진해온 대표적인 업체로 오는 97년부터 월 1백만개 규모로 양산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원천기술의 한계로 니켈수소로의 방향전환을 시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관의 한 관계자는 "과거 외국업체에서 기술과 설비를 들여와 시장진입을 시도했지만 원천기술의 한계로 좌절을 맛보았으며 이같은 경험을 살려 리튬이온 2차전지의 독자적인 개발을 시도했으나 국내 기반기술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아래 니켈수소를 전단계의 개발제품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리튬이온 2차전지의 개발을 포기한 것은 아니며 고성능 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토대 다지기"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들이 삼성전관의 이러한 리튬이온 2차전지 개발에 대 한의지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 니켈수소전지 이외의 차세대전지 개발에 뛰어든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업체가 새로운 기술협력처 모색과 신규 품목개발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결국 니켈수소와 리튬이온 간의 공방전은 누가 얼마나 빠른 시일내 에양산체제를 구축해 시장진입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며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품목을 선택하든 이를 토대로 차세대 고성능 전지 시장에서 일본과의 기술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이는 또한 국내 모든 전지관련 업체들의 부담이기도 하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