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마법의 돌" 반도체산업 브레이크 걸릴까 (하)

올해 국내 반도체 생산은 일관가공기준으로 1백58억 달러를 넘어서 세계 반도체시장(1천4백64억 달러.WSTS 추정) 점유율이 처음으로 두자릿 수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초 3~4%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불과 5년만 에이처럼 늘어난 것은 물론 D램 덕분이다.

업계와 대다수 전문가들은 정도차는 있지만 국내 반도체산업이 앞으로도이같은 경이로운 기록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당수의 전문가 들은 2000년 국내업체의 반도체 생산규모가 7백억~8백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보고 있다. 이중 D램은 삼성전자(2백30억 달러)、 현대전자(1백32억 달러)、 LG반도체(1백10억 달러)로 총 5백72억 달러에 이르고 여기에 플래시메모리와S램 등을 포함할 경우 메모리 제품은 총 6백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반도체 생산이 5년안에 5배 이상 성장한다는 이같은 전망 을낙관을 넘어선 지나친 욕심으로 보기도 한다. 어느 정도의 산업기반이 구축된 이후 급성장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분석은 세계조사기관들의 시장전망과 이 가운데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역산한 결과및 국내업체들의 투자계획 등을 종합해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 하다.

WSTS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시장은 98년 2천6백16억 달러에서 99년 3천2백7 0억 달러로 늘어나고 2000년에는 4천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따라 메모리시장도 98년 전체 반도체시장의 36%인 9백34억 달러에서 99년 1천3백억 달러(40%)、 2000년 1천8백20억 달러(4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 된다. 데이터퀘스트도 2000년 반도체시장을 이보다 적은 3천3백억 달러로 보고있으나 메모리의 비중 증가에 대해서는 비슷하게 예측했다. 이들 시장조사기 관들의 2000년 중장기 시장전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역시 메모리 비중 의 비약적인 증가세이다. 올해 4백15억 달러로 28%정도를차지했던 메모리 비중이 99년 40%를 넘어 2000년 44%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일부 전문가들은 2000년이 넘어서면 메모리 비중이 50%를 차지할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메모리시장 확대는 국내 반도체업계에 그만큼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것이 분명하다. 올해 세계 D램시장의 32%를 차지한 국내 반도체산업은 반도체 3사의 투자계획과 수율 등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32~35%의 점유율을 고수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최근 수립한 중기 투자계획에 따르면 3사의 투자액은 지난해 2조6천억원에 이어 *95년 5조7천3백억원 *96년 5조8천9백70억원 97년 6조5백70억원 *98년 6조5천9백70억원 등 4년간 총 24조3조원에 달할전망이다. 이는 올초의 투자계획(23조1천억원)보다 5.2%나 늘어난 것으로대만의 추격을 뿌리치고 일본과의 경쟁에서도 지속적인 우위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는 또한 대만 등 주변국의 부상도 큰 위협요인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향후 D램 시장 장악의 관건인 차세대 D램과 관련한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비용의 경우 우리가 일본을 추격하던 시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투자경쟁은 또 4M 및 16MD램에서 자금력을 축적한 국내 반도체업체들에게 한층 유리한 입지를 마련해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경쟁에서 국내업체들이 믿는 것중의 하나는 바로 수율이다. 4MD램 이후수율경쟁에서 일본을 앞지른 국내 업체들의 생산기술은 16MD램에서도 여전 히유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16MD램에서 80%에 이르는 양품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제 걸음마 단계인 대만은 물론 70%수준의 일본과의 경쟁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 수율은 특히 수급안정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경쟁의 관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같은 정황들로 미뤄볼때 세계 PC시장의 대이변이 없는 한 "고속도로"를 달려온 국내 반도체산업은 앞으로도 "탄탄대로"를 질주하며 여전히 국내수출 의견인차 역할을 할 것 같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