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PC게임 "왕초보"부터 "컴도사"까지 모여라

멀티미디어시대를 맞아 개화기를 맞고 있는 PC게임. 마치 PC게임이 멀티미 디어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멀티미디어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을 통해 멀티미디어를 소비자들에게 쉽게 인식토록 하는데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PC게임이 비디오게임기와 아케이드게 임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PC게임은 국내외적으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영화의 본고장인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게임과 영화를 접목하여 새로운 디지털영상시대를 열고 있다. 또한 비디오게임으로 세계시장을 석권한 일본업체들도 PC게임의 중요성 을 인식하고 하나둘씩 PC게임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미 닌텐도와쌍 벽을 이루면서 세계 비디오게임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일본 세가 엔터프라 이즈사가 PC게임시장의 참여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처럼 PC게임이 각광을 받으면서 하루가 다르게 시장규모를 늘려 나가고있다. 특히 멀티미디어PC의 보급확산으로 CD롬게임이 PC게임의 시장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올해 국내 PC게임시장규모는 어림잡아 4백억원대. 이같은 규모는 지난해 비해 2배이상 신장한 기록적인 성장치이다. PC게임시장규모가 확대되면서 대기업들이 앞다퉈 PC게임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30대재벌소속의 기업들중에서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 참여한 것을 필두로 현대전자, (주)대우, LG미디어, 미원정보기술등이 잇따라 게임기시장에 뛰어들었다. 또한 직접 게임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몇몇 대기업은 컴퓨터유통업체 의인수를 통해 게임시장에 참여했다. 삼보컴퓨터가 SBK를 인수한것 외에 해태전자가 컴퓨터유통업체인 소프트타운을, 두원정보통신이 멀티그램을 각각 인수하거나 설립하고 게임시장에 참여했다.

이밖에 중견통신업체인 팬텍을 비롯 소프트웨어업체인 다우기술, 한글과 컴퓨터, 출판사인 동아출판사등이 이 시장에 새로 뛰어 들었다. 이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SKC, 쌍용, LG소프트웨어등을 포함하면 30대그룹들은 대부분 이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들의 참여못지 않게 중소제작사들도 하나둘씩 생겨 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케이드게 임업체및 비디오게임소프트웨어업체들도 PC게임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추세 다. PC게임이 이처럼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무엇보다도 PC보급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시장확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업무용위주로 인식됐던 PC가 가정용으로 바뀌면서 지난해 1백30만대에 이어올해 1백50만대규모의 PC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중 올해의 경우멀티미디어PC는 전체 PC판매대수의 50%수준인 70만~80만대를 차지할 것으로추정되고 있다. PC보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게임소프트웨어의 시장규모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 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PC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하드웨어상의 여러 제약이 줄어들면서 게임 소프트웨어의 질적향상을 가져왔다. 특히 CD롬의 등장으로 표현영역이 확대 된것이 무엇보다도 게임시장의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의 등장은 소비자들을 컴퓨터 앞으로 이끌어 게임을 즐기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날로 PC게임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데 비해 국내 PC게임산업의기반은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 여전히 게임소프트웨어의 70~80%를 외국 업체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대만, 일본업체들의 게임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올들어 일본산 PC게임이 대거 몰려 들오고 있다. 고에이사 가이넥스사 등 기존 업체뿐만 아니라 은하영웅전설시리즈로 유명한 "보스텍사", 3 3 EYES의 CD롬타이틀로 일본시장에서만도 5만개이상을 판매한 일본 크이트사 "패밀리소프트사", "코스모스컴퓨터", "미즈키"등 일본 PC게임업체의타이틀도입이 늘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PC게임업체들은 한국시장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않았으나 올들어 이같은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국 내수입업체들이 일본업체들의 게임을 무분별하게 들여올 경우 비디오게임시장에 이어 PC게임시장마저 일본업체들에 의해 장악되지 않을 까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대기업들의 게임시장참여가 활발해질수록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업체들에 대한 의존도와 함께 시장규모에 비해 제품공급이 과잉으로 흐르면서 유통구조의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국내 PC게임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국내 PC게임시장은 PC업체들의 번들채택이 많아 상대적으로 커진 것처럼보이고 있으나 게임타이틀의 평균 판매량이 1천~2천장수준에 머물 정도로 작고 업체들간의 경쟁으로 판매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로 형성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현재 타이틀유통업체들이 게임소프트웨어의 가격을 1만원대이하로 파격세일을 실시하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을 떨어뜨려 소비자들이 가격자체를 불신, 제품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이와함께 대만산의 불법복제품이나 외국에서 번들된 제품들이 수입, 값싸게판매되면서 정품시장을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이와관련 국내 PC게임시장의 성장은 게임유통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과제 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나마 외국업체들과의 경쟁, 왜곡된 유통구조등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국내 PC게임업계에서 몇몇 중소제작사가 두각을 나타내며, 게임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중소게임제작사들은 외국업체들과 비교해 손색없는 게임들 을제작, 초보적이나마 대만등지에 수출하는 등 국내 게임산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들어 이같은 국산게임으로 우주비행시뮬레이션게임인 "테이크 백"(엑스 터시엔터테인먼트)을 비롯해 텍스처 맵핑기법을 사용한 3차원의 화면으로 고대의 무술과 현대의 중화기를 결합한 액션게임 "일지매전 만파식적편"(단비 시스템), 새로운 감각의 애니메이션기법을 도입한 "홍길동전 2"(A플러스), 비행시뮬레이션게임인 "하데스"(아블렉스)등이 출시돼 주목을 끌었다. 이와 함께 게임업체들과 관련 영화산업, 캐릭터산업등과의 연계도 착실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LG미디어는 만화영화 "홍길동"을 제작하고 있는 돌꽃컴패니와제휴 영화시나리오를 기초로 CD롬게임을 제작하고 있으며 미리내소프트웨어 는 만화영화 "아마게돈"을 PC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루미나 리아사와 CD롬게임을 제작키로 하는 등 게임시장에 참여한 대기업들은 외국 게임제작업체들과 제휴, 게임제작에 나서고 있어 국내 게임산업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하드웨어의 보급확산에 힘입어 날로 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새로운 PC운용체계인 윈도95 를 발표, 소비자들은 보다 편리하게 PC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어 내년에도 게임시장의 규모는 한층 더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게임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대책과 아울러 업체들간의 협력체제가 절실 하게 요구되고 있다. <원철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