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0시부터 "한글윈도우95" 시판이 시작됐다. 이 제품 하나 때문에 PC.
소프트웨어.주변기기업계가 3개월 이상 대기수요에 시달리는 등 국내 컴퓨터업계는 온통 한글윈도우95 신드롬에 빠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글윈도우95는 제품이 기획되던 92년부터 이미 차세대 컴퓨터환경의 표준 운용체계로 자리잡게될 것이 예고됐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 없는 진실 로굳어져 왔다.
한글윈도우95 발표를 계기로 이 제품이 개발되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제품이 지니는 의미 및 특징을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한글윈도우95가 나오기까기 한글윈도우95는 지난 8월 24일 미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발표한 32비트 데스크톱운용체계 "윈도95"를 우리나라 사용환경에 맞도록 현지화한 제품이 다. 여기서 현지화는 화면과 도움말 등의 한글화를 비롯 한글입출력시스템(B IOS)의 추가 및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프린터등 각종 주변장치 구동프로그램의 내장등 다양한 작업과정을 포함한다. 이밖에 날짜표기를 우리식으로 바꾸는 등의 문화적 번역작업과 각종 용어의 한글화 등 매우 잡다한 작업도 뒤따른다. 한글윈도우95는 윈도95가 발표된 지 정확하게 96일만에 나온 제품이다. 물 론현지화작업은 지난 92년 미 본사에서 "시카고"라는 프로젝트로 기획될 당시부터 동시에 진행돼 왔다. 현지화를 직접 담당하고 중간책임을 지는 (주)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이미 92년부터 미본사에 10여명의 전문엔지니어를 장기 파견、 이 작업을 추진해왔다.
한글윈도우95의 발표는 당초 94년 1월께로 예정돼 있었으나 본판인 윈도95 의개발이 2년여 연기되면서 함께 지연돼왔다.
MS는 지난 94년 11월 한글윈도우95의 첫 시험판(베타I)을、 95년 6월에는 두번째 시험판(베타Ⅱ)을 각각 발표했다. 또 95년 9월에 최종시험판(프리뷰) 을내놓고 국내기업 및 개인사용자들의 의견을 물었고 기능을 보완、 이번 완 성판을 내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MS는 관련업계로부터 한글코드문제로 강력한 저항을 받았고한때 "KS표준"과 "통합형"이라는 고리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24일 영문판발표이후 터져나온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의 보안유출가능성 등의 시비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한글윈도우95의 출현 의미 32비트 데스크톱 운용체계 한글윈도우95의 등장은 우선 이제까지 16비트 운용체계로 제어해오던 "펜티엄" 등 64비트 PC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산업적 측면에서 PC업계、 응용소프트웨어업계、 주변기기 업계 등이 호황세로 들어설 전망이다. PC업계의 경우 주력공급제품을 28일 이후부터 한글윈도우95가 원활하게 동작할 수 있는 고급기종으로 일제히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응용소프트웨어와 주변기기 업계 역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의 개발 및 기존제품의 업그레이드작업을 이미 마쳤거나진행중이다.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여러가지 요인으로 그동안 침체를 거듭해왔던 국 내컴퓨터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실제 대다수 업체들이 한글윈도우95 출시에 맞춰 작업을 해왔다.
사용자 측면에서 한글윈도우95는 당장 피부로 느껴질 만큼 사용환경의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글윈도우95가 아무리 사용자 편의 위주로 설계됐다고는 하지만 기존 환경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는 당분 간낯선 제품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시스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라는 비용 지출요인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 된다. 기존 "한글윈도우3.1"이 기본메모리 4MB의 386DX급 PC환경에서 무리없이작동할 수 있었던 반면 한글윈도우95의 실행환경은 적어도 기본메모리 8MB 의486DX2급은 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글윈도우95는 어떤 제품인가.
한글윈도우95는 외관상으로 16비트 "MS DOS" "한글윈도우3.1"과 "윈도우 포워크그룹3.11"을 계승하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다르다. 한글윈도우95는 완전히 새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MS가 내세우고 있는 한글윈도우95의 제품적 특징은 "더 쉽고 빨라졌다" 더강력해졌다 "더 재미있어졌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등 4가지로 요약 할수 있다.
우선 사용자 입장에서 돋보이는 기능들을 보면 한글윈도우95의 실행순서와 방법을 한눈에 꿰뚤어 볼수 있도록 해주는 "시작단추(start)"와 현재 작업내 용을 알려주는 "작업표시줄(taskbar)"을 비롯 주변기기를 자동으로 감지 설치할 수 있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PnP)기능이 꼽히고 있다. 또 부팅시 도스 가 필요없으며 기존 MS DOS 및 윈도용 프로그램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파일이름을2백56자까지 붙일수 있는 긴 파일명과 마우스 오른쪽버튼을 통한 팝업메뉴 지원이 돋보인다. 파일을 일관성있게 관리할 수 있는 "윈도탐색기" 등 사용자의 편의를 돕는 기능에 속한다.
32비트운용체계로 특징적 기능을 보면 유닉스와 "윈도NT" 등에서 이미 일반화된 선점멀티태스킹 및 다중스레딩이 기본 채택됐다.
한글윈도우95가 기존 16비트 운용체계와 뚜렷하게 달라진 특징 가운데는다양한 네트워크지원기능이 포함돼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주요 기능으로는 공용편지함기능을 제공하는 전자우편 "MS익스체인지"와 온라인서비스 및 인 터네트접속기능을 제공하는 "MSN" 등이 있다. 또 한층 쉬워진 휴대형컴퓨터 지원 및 강력해진 전화접속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밖에 빠르고 유연해진 비디오재생 및 게임지원기능등 사용자의 흥미를 돋울 수 있는 기능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한편 한글윈도우95에 채택된 한글코드는 1만1천1백72자의 현대한글을 완성 형자로 표현할 수 있는 통합형이다. 1만1천1백72자는 자음 14자、 모음 10자 로돼 있는 한글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글자수에 해당된다. 통합형은 MS가독자적으서 제정한 것으로 기존 KS표준 완성형인 2천3백50자와 추가 확장세트인 1천9백30자(A)와 2천3백76자(B) 및 나머지 4천5백16자가 각각 다르게배치돼 있다.
따라서 전체 1만1천1백72자가 가나다순에 의해 일렬로 배치되지않았다는약점이 있으나 MS는 이를 별도의 조합프로그램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바로 이점 때문에 통합형코드는 관련업계로부터 적지않은 저항을 받았으며 지난 9월 MS는 이에 굴복、 "KS표준"을 지원하겠다는 쪽으로 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때 한국MS가 내부적으로 통합형을 제거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한글윈도우95는 언제든지 1만1천1백72자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할수 있다.
새로운 네트워크의 세계 MSN MSN은 별도의 프로그램 실행없이 한글윈도우95 상에서 막바로 상용온라인 서비스 및 인터네트 또는 전자우편 등에 접속할수 있도록 해주는 신개념의네트워크시스템이다. 이 가운데 상용온라인과 전자우편서비스는 현재도 가능하며 인터네트서비스는 내년 6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MSN에 한글윈도우95 못지않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향후 모든 컴퓨터환경이 네트워크로 집중돼가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향후 컴퓨터환경은 운용체계보다는 네트워크의 특성에 따라 좌우되리라는 것이다.
바로이같은 네트워크프로그램이 컴퓨터표준환경으로 굳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한글윈도우95에 기본내장된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출발한다고 볼수 있다.
MSN은 사용자가 원할 경우 한글윈도우95 설치시 일반 PC통신에 가입하는 것처럼 곧바로 미MS의 호스트에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즉시 뉴스、 일기예보 스포츠、 쇼핑、 영화、 컴퓨터지원서비스 등을 온라인으로 제공받을수있다. 또 MS익스체인지를 이용、 전세계 50개국에서 언제든지 전자우편을 주고받을 수 있다.
MS는 지난 8월 24일부터 국내에서 무료시범서비스에 나서다가 한글윈도우9 5가 발표되는 28일 0시부터 이를 유료화시켰다.
27일 발표된 MSN유료화 내역을 보면 가입후 30일까지 총 접속시간 2시간에 한해 무료이며 1시간 초과시 1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가입후 30일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사용료를 지불해야하는데 월 2시간기준 15달러이며 1시간 초과시 마다 1달러이다. 이 가격은 하이텔이나 나우누리등 국내 PC통신사용료보다약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MSN은 유료화 당일까지도 국내 가입자 확대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한글정보제공자(ICP)가 단 한곳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MSN이 그동안 집중됐던 폭발적 관심과는 달리 활성화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지나야 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