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이후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에어컨시장의 호황국면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 업계내부에서도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가전3사를 비롯한주요 에어컨업체들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내년도 물량 예약판매 들어간다.
에어컨업체들은 작년말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하는 예약판매가 대기수요흡수 공급 및 설치 수급조절 등 기본적인 취지와 목적은 작년과 같지만 그 성격은 분명이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말 올해초에 실시됐던 예약판매는 94년 폭서에 따른 공급량부족으로 장사진을 이룬 대기수요자들의 아우성에 따라 글자그대로 "수요공급의 법칙" 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었다고 한다면 이번에 실시되는 예약판매 공급자가 적극 나서야 하는 완전한 판촉행사라는 것이다.
내년 시황과 관련、 업체들은 지난해 38만여대가 팔린 데 이어 올해는 이의1백 가 넘는 80만여대가 팔렸기 때문에 내년엔 올해처럼 큰 폭의 수요신 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즉 다시말해 지난 2년간에 걸친 급신장세가 조정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는것이 업계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업계가 이처럼 조심스런 전망을 하는 것은 올 시장이 기대이상으로 급신장 해몸을 사리는 이유도 있지만 에어컨 시황분석에 자리잡고 있는 전통적인 주 기설도 여전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 91~92년에 폭발적 신장세 이후 92~9 3년에 깊은 침체수렁에 빠진 기복을 경험한 바 있는 에어컨업체들은 이러한 주기가 이번에도 반복되지 않을까 내심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상여건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복병이다.
그러나 일반소비자들이 에어컨을 더이상 사치품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과올해로 에어컨 보급률이 15%를 돌파했다는 사실로 미루어 기상여건에 좌우되지 않을 만큼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낙관론도 만만치않다. 이처럼 기대와 우려가 혼재된 업계의 시황전망은 생산계획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가정용 에어컨시장을 70%이상 점유하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기본적 으로 생산량을 올해수준으로 유지하고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방침인 반면 대우전자와 만도기계、 경원세기 등 공조기기업체들은 에어컨시장의 호황세에 비해 자신들이 차지하는 몫이 너무 작다고 판단하고 생산량을 늘려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올해 물량부족으로 애를 태웠던 대우전자는 대우캐리어에 내년 공급분으로 지난해보다 60%늘어난 8만대를 주문했다.
올해 8만대를 판매해 작년보다 1백%의 판매신장세를 기록한 만도기계 역시룸에어컨과 패키지에어컨을 포함해 작년보다 75%가 증가한 14만대를 판매 하겠다는 계획이다.
패키지에어컨만을 생산하고 있는 경원세기.범양냉방.두원냉기도 생산량을 20~30% 늘릴 예정이다. 수요증가가 둔화될 것이라는 공통적인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업체간의 동상이몽은 업계일각에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가전3사는 작년의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최대한 채산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 예약판매조건을 전례없이 사전조율까지 했으나 결과적으로 작년과 별차이없 이 12개월 할부에 10%할인、 설치비무료까지 추가된 것은 이러한 과잉공급 가능성에 대한 염려를 대변해주고 있다.
특히 생산설비등에 많은 투자를 단행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예약판매를 통해 최대한 많은 양을 소진시켜야 할 입장이다.
그러나 예약판매가 신통치 않을 경우엔 내년시장은 업체간의 점유율각축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성능상으로는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어려워 가격.서비스경쟁이 한층 더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성수기이전에 부품조달과 정확한 수요예측이 필요한 계절상품의 특성상 다음달 실시되는 예약판매 결과가 업체들에게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