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전자부품산업 협력 방안

우리나라 부품산업이 대일 의존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품목 위주로 자생 력을 갖추기 위해선 부품산업에서 한.일간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분석 발표한 한.일 전자부품산업협력의 기본방향과 주요 품목별 협력방안、 그리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주> <기본방향> 엔고의 지속은 우리나라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한.일양국간 합의(94년 3월 를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일본의 장기불황、 해외투자의 수익성 저하 등 저해요인도 없지는 않다. 때문에 정부는 양국간의 무역.기술.투자.제3국 공동진출 등 다양한 협력방법을 양국기업이 선택할 수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부품산업의 협력은 기본적으로 단순한 생산면에서의 협력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보다는 양국기업간의 상호이익 확보차원에서 원부자재조달.

제품기술.생산기술.판매.R&D등 경영전반에 걸쳐 폭넓게 시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기업들은 일본의 국내외 협력체제 변화에 주목하는 한편동종 또는 이종의 우리나라 업체끼리의 새로운 연대를 위해 "정보네트워크" 를크게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업종별 협력방안> *고주파 부품 국내 고주파 부품산업은 핵심소재기술.설계 및 가공기술.사업규모 등 전반적으로 일본에 크게 뒤져 있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의 추격을 우려、 고주파 부품의 최적 생산기지로 중국이나 동남아를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고주파 전력증폭기.MCF.VCXO 등 고부가 품목을 중심 으로 일본의 직접적인 기술이전보다는 래한지도.일본연수 등 간접적인 기술 도입을 통해 최초설계 및 제작기술을 축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 모터 멀티미디어 기기의 핵심 구동부품인 소형 모터는 일본업체들이 이미 중국 이나 동남아로 해외진출을 단행、 고부가 모터류의 대한 기술이전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술수준이 일본의 80%에 근접한 스테핑 모터 같은 경우에는 집중 적인 기술도입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거래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국내기술기반이 약한 OA기기용은 합작투자가 바람직하며 고부가제품은 기존의합작투자선을 통해 기술자들의 일본연수나 일본의 퇴역 기술자들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방법이 좋다.

*자기 헤드 다른 부문과 달리 자기헤드는 한국측의 협력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일본업체를 직접 접촉하거나 기술자초빙.

일본연수등 다각적인 기술이전을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

품목별로는 일본기술에 근접하고 있는 VCR용 헤드가 제3국 합작투자를 모색하고 일본기술의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MR(자기저항)헤드가 국내 합작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동시에 제품 및 생산기술을 도입、 원천기술의 향상 을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센서 2000년대의 핵심요소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센서는 열.온도센서를 제외하고는 국내 기반이 약해 원천기술과 관련소재 등 다방면에서 일본으로부터의 기술이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일 협력방안으로는 광센서 등 취약한 분야의 경우 원료합성기술.재료특성평가기술.제조공정기술.검사기술 등 기반기술 구축차원에서 합작투자가 좋은대안이며 비교적 기술을 축적한 분야는 공동개발.OEM거래 등을 다각도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차 전지 2차 전지는 일본이 초엔고나 경기불황에 관계없이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 을유지하고 있는 데 따라 기술이전을 철저히 기피하고 있어 한.일협력이 가 장어려운 분야다. 일본은 핵심기술 이전보다는 노동집약적인 조립공정에 대한합작투자를 원하고 있다.

국내업체는 이에 따라 장기적이고 단계적인 기술도입을 위해 리튬이온 2차 전지 극활물질기술.니켈수소 2차 전지 극판기술 등 우선 취약한 분야 위주로 기술자 연수.전문가 파견 등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종합대책> 한.일 전자부품산업의 협력에 앞서 우리 기업들은 생산 및 관리시스템의 효율화와 우리가 개발한 부품이나 제품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부품 공용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부품업체들 스스로도 U자형 라인배치 등 일본의 선진 생산관리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특히 일본업체들의 외주관리기법과 소량다품종 생산체제를 도입、 협력관계 구축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정부 역시 국내업체들이 자본력이 취약하고 시장이 협소한 탓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많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점에 주목、 중소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추는 데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