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컴팩 컴퓨터사가 네트워킹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최근 2년간 이 분야 사업 기반 조성에 나서온 컴팩사는 지난 6일 중소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네트워스사의 인수를 발표하면서 컴퓨터 네트워킹 사업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는 그동안의 사업 계획 차원을 벗어나 이제는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돌입할 것이라는 신호탄이었다.
네트워스는 고속 스위칭 장비 및 허브 시장에서 연간 5천5백만달러 가량의매출을 올리고 있는 내실있는 중견 네트워크 장비업체다.
컴팩이 이 회사를 인수키로 한 것은 이 회사를 향후 네트워킹사업 전략의 핵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자사가 갖고 있는 PC 및 서버 시장의 영향력과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네트 워크 장비를 연계,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의 컴퓨터 네트워킹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컴팩이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약4억달러라는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르기 로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물론 이 회사의 인력과 생산 제품은 그대로 인수받기로 했다.
현재 세계 네트워킹 장비시장 규모는 40억달러. 그러나 최근의 수요 증가 에비추어 보면 그 규모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컴팩이 네트워스 인수 이전부터 네트워크 장비 사업에 큰 관심을 갖게 된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컴팩은 지난달에도 PC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토머스 콘래드 인수를 발표했고 그 이전에 시스코 시스템 및 독일의 ITK 통신과 네트워킹 사업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시스코와는 서버를 기업 네트워크에 접속시키는 저가의 접속장비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올 연말까지 첫 제품을 내기로 했으며 디지털 모뎀 제조업체 인ITK와는 휴대형 PC를 서버와 접속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얼마전 컴팩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와 공동 개발한 고속 네트 워킹 칩을 공개하는 등 네트워킹 사업 기반을 다지는 일련의 작업에 박차를 가해 왔다.
컴팩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과거 AT&T나 탠덤 등의 사례를 들어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는 측도 없지 않다.
일찍이 컴퓨터와 네트워크 장비를 연계하는 통합 사업을 추진했다 실패한 양사의 경험에 비춰 컴팩의 노력도 무위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컴팩의 경우 네트워킹 사업을 하는데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컴팩이 PC 네트워크용 서버의 최강자라는 점이 이런 판단의 근거 가되고 있다.
컴팩이 자사 서버 구입 고객에 네트워크 장비를 통합 판매하는 방식을 취 할경우 시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컴팩이 네트워스를 인수한 것도 바로 이런 전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표준 이더네트 장비보다 10배가량 전송 속도가 빠른 네트워스의 제품을 컴 팩이 보증 판매할 경우 그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기업 고객들이 최근 들어 네트워크의 성능 향상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면서 새로운 네트워킹 환경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도 컴팩의 네트워킹 사업 시점과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시장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IBM의 OS/2를 운용체계로 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던 일부 기업 고객 들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NT 등으로 운용체계를 교체하는 움직임이일고 있어 이 시장을 파고들 경우 컴팩이 시장 확보에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컴팩사의 네트워킹 사업은 시기적으로 적절한 때를 택했으며그 결과 과거 AT&T나 탠덤의 경우와는 다른 모습을 컴팩이 보여줄 가능성이매우 높다는데 분석가들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오세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