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검침시스템 유명무실, 대책마련 시급

국내기업들이 애써 개발한 원격검침시스템(RMRS:Remote Meter Reading Sys tem)이 관계당국과 한전.상수도사업본부.가스회사들이 사용을 기피해 사장위기를 맞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전기.LG산전 등 RMRS 개발업체들은 지난 87년 당시 전화선을 이용해 전기.수도.가스 등의 사용량을 자동으로 검침하는 원격검침시스템도입계획에 따라 RMRS 개발에 착수、 88년말부터 시스템공급에 나섰으나 6년여동안 원격검침서비스에 가입한 곳은 5천3백가구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RMRS의 경우 가격부담이 높아 일반아파트나 주택보다는 1백가구 미만의고급빌라나 주상복합아파트 등의 수요가 대부분인데도 원격검침서비스에나서기로 한 한국통신측이 3백가구 이상 수요가 있어야 한다는 내규를 들어서비스를 형식적으로만 유지、 전화선방식의 시스템 보급이 사실상 중단되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는 1백가구 미만의 고급빌라와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대상으 로전화선을 이용한 자체 서비스구축에 나서고 있으나 이마저 비통신사업자의 전화선 무단접속을 금지한 한국통신의 전화선 접속규정에 따라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LG산전.금호전기 등 관련업체들은 애써 개발한 전화선 방식 대신 최근들어 전력선을 통신선로로 이용한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하거나 건물구내 통신망을 이용한 자체 시스템을 개발、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사업주체인 한국통신은 물론 한국전력.상수도사업본부.가스공 급업체들간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서비스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져 시스템 개발 업체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한국전력이 자체적인 통신사업을 추진 、원격검침시스템의 최대 수요 분야인 전력검침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가스 회사와 지방자치단체 상수도사업본부의 기피로 채산성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며현재로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정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