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중소기업체 죽이기

컴퓨터산업부 김윤경 장난으로 던지는 돌팔매에 연못의 개구리는 맞아죽을 수도 있다는 이솝 우화가 있다.

국내 대부분의 프린터업체들에게는 최근들어 이런 이솝 우화가 절실하게 피부에 와 닿는다. 선점업체들의 가격인하가 장난은 아니겠지만 자신들을 죽일수 있는 돌팔매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컬러잉크제트 및 보급형 레이저프린터에 대해 한국HP와 삼성전자가 최근가격인하 조치를 취한 후 중소 프린터업체들의 한탄은 분노를 넘어 체념에 이를 정도로 심각해졌다.

한국HP와 삼성전자 등 선점업체들이 지난 6월 이후 약 6개월 동안 무려 3차례나 가격을 인하해 중소업체들로서는 도저히 이를 따를 수 없게 되었다.

지난봄만 해도 최소 50만원선이었던 컬러잉크제트 프린터의 가격이 이제 20 만원대로 낮아졌다.

한국HP나 삼성전자의 가격인하를 바라보는 중소업체들의 시각은 선점사의횡포 라는 데 모아지고 있다. 건전한 "가격경쟁"이라기보다는 "군소업체 죽이기 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인하는 장기적으로 볼 때 소비자들에게도 반드시 유익한 것만은아니다. 중소업체가 죽고 나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중소 프린터업체들은 다른 투자대상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무리 대책회의를 거듭해도 뾰족한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들어 매출부진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 연못 안의 개구리들이 돌팔매가 무서워 편안했던 보금자리를 버리고 험한 뭍으로 쫓겨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