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축전지업계, 원가상승.내수위축 "수출로 돌파구"

"내수시장의 한계를 수출로 극복한다." 최근 자동차용 연축전지 업계가 원자재가격의 상승과 내수시장 위축으로 인한 이중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의 타개를 위한 수출강화에 적극나서고 있다.

국제 납(연)재고가 지난 92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런던 금속 시장(LME)의 납가격이 평균 18~20% 급등、 90년 11월 이후 최고가인 톤당 7백45.5달러를 돌파하는 등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에따라 자동차용 연축전지의 제조원가가 상승될 것으로 예상되며 심할 경우 가격파동까지 우려되고 있어 축전지 업계의 채산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용 축전지는 제조원가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이고 재료비 가운데서 납이 차지하는 비율은 50%나된다. 이에 따라 국제 연시세 상승이 제조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20%에 달해 당장 원가상승이 불가피한 실정이며 향후 전세계 자동차 수요의 증가폭에 반비례하는 연재고의 감소가 지속적인 가격상승요인으로 작용해 최소 5~6개월간은 업계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재 국내 축전지 업계가 확보하고 있는 납재고량도 거의 없다시피한실정이어서 국제 납가격의 추세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뿐만아니라 올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내수시장도 10월말 현재 전년에 비해3 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말까지는 승용차 1백12만대、 상용차 28 만대、 버스 13만대 등 전년대비 1.2%가 줄어든 총 1백53만대에 그칠 것으로전망되는 등 거의 15년만에 내수가 줄고 있어 축전지 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신제품이 연이어 출하될 내년의 경우도 내수시장 규모가 승용차 1백18 만대、 상용차 44만5천대 등 약 1백62만여대로 6% 정도의 소폭증가에 그칠것으로 예상돼 내수시장의 경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이러한 어려움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수출강화를 통한 이익보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 국산 연축전지의 수출은 평균 33% 급신장을 통해 2억 2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연초에 형성돼 꾸준한 호황세를 보여온 세계 자동차시장의 확산과 업체들이 내수 부진 타개를 위해 기존 동남아시아 일변도였던 수출선을 북미.

중동.중남미.유럽등지로 다변화해 나가고 있는 등 수출확대에 힘쓰고 있는것이 주효했다는 중론이다.

10월말 현재 주요 업체별 수출실적을 보면 세방전지(대표 김성두)가 4백28 만대에 7천1백42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0%가 늘었고 한국전지(대표 김杻원 는 1백59만대에 3천5백75만 달러로 33%、 경원산업(대표 홍석의)은 1백6 8만대에 3천5백61만 달러로 32%、 델코(대표 김성중)는 1백22만대에 3천4백 84만 달러로 72%가 증가하는 등 총 1억9천7백40만달러를 기록해 평균 33% 가 늘어나는 뚜렷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수출호조에 힘입어 올해 이들 업체의 연축전지 관련 전체 매출은 내수 침체를 상당부분 만회、 예년과 비슷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보인다. 세방전지는 올해에는 지난해 매출(1천3백50억원)보다 25%이상 증가한 1천 5백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경원산업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천 억원을、 한국전지는 지난해(6백억원)보다 약 17%가 증가한 7백억원을、 델 코는 약 30% 증가한 4백60억을 각각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대부분이 일단 전체매출은 수출호조에 힘입어 적어도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일부 수출비중이 높은 업체의 경우는 30% 에가까운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나 채산성면에서는 지난해에 크게 미치지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이같은 원자재가 상승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채산성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자동차용 연축전지 내수시장의 경우 애프터서비 스시장보다는 순정부품시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유동적인 가격정책이 불가 능해 업계의 채산성 악화를 부추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채산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수출비중을 높여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