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재난의 시대 (56)

"그런데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 거죠?" 도르헤가 타라를 바라보자, 타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안심해도 될 것 같아요. 다 말씀드리세요." "좋아요. 탄트릭스가 무엇을 하느냐면 말이죠, 고비 씨, 바로 의식을 디지 털화하는 겁니다." 고비는 그 말의 의미가 들어오도록 잠시 생각해야 했다. 나무 사이로 불어 오는 바람에 정원의 차임벨이 울리는 것이 들린다.

의식을 디지털화한다……. 너무나 이색적이면서도 너무나 그럴 듯하게 들린다. 여기까지 오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군. 그 노랫말이 어떻게 되더라? "여기가 바로 그렇게 오래 기다렸던 곳이랍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앨리스 토클라스를 만난다. 로터스 수트라가 로터스1 2 3를 만난다…….

"그래 타시 누르부는 지금 어디에 있죠?" "아, 고비씨,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지금쯤 가명을 쓰며 뉴도쿄 어딘가에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만…….요즘은 이름이 뭐라고 했지요?""사토라는 가명 을 쓰고 있어요." 타라는 다시 심각한 얼굴로 고비를 바라본다.

"어떻게든지 타시 누르부를 막아야 해요. 벌써부터 우리 주위에 일어나고있는 재난을 보시잖아요? 일단은 바이러스를 중성화해야 해요. 우릴 도와주겠어요? "도와요? 어떻게요?" 그 순간 흠칫한다. 그런데 답은 알지만 한 가지 명확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부터짚고 넘어갈 일이다.

"잠깐만요. 한 가지 이상한 게 있군요. 내가 내일 뉴도쿄에 가는 것 알고있죠? 그래서 날 여기로 데려온 것 아닙니까?" 그는 필사적으로 그 초록색 눈을 믿으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이미 어두워져있다. "우린 우연히 만난 게 아니었죠? 아무 것도 우연이 아니었소. 모두 치밀하게조작한 거로군요. 날 벌써 두 사람의 계획에 집어넣었어요. 하지만 어떻게나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있죠? 진짜 원하는 게 뭐요?" 갑자기 힘이 쭉 빠진다. 그의 기가 정지 상태에 이른 것 같다.

"날 이용할 생각이라면 내게 모두 다 말해야 합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말이오. 아니면 그 빌어먹을 바이러스를 삶아 먹든 끓여 먹든 내 알 바 아닐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