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도.가스.온수 등 계량기를 컴퓨터를 이용해 검침할 수 있는 원격검 침시스템이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지난 88년말부터 지금까지 약 7년간 전국에서 원격검침서비스에 가입한 곳은5천3백 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어림잡아 우리나라를 1천만 가구로 볼 때0.053 에 해당하며 20만 가구가 살고 있는 중소도시에서 약 10가구 정도만이원격검침시스템을 설치한 셈이 된다. 더욱이 그것이 7년동안 보급된 수치 이고 보면 중소도시에서는 한해에 2가구도 채 설치하지 않은 것이다. 전화 선을 통하는 원격검침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통신은 서울.대구.대전에 원격검침용 시스템과 교환기 정합장치를 설치、 원활한 서비스가 이뤄질 수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92년에 이미 밝힌 바 있다. 한국전력도 같은 해 원격 검침서비스를 시험 개통한 데 이어 서울 목동과 대구 태평동아파트、 광양제 철소 사원아파트 등에서 실시、 호평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한전은 이어 올 해초 가정과 공장의 전력수요량을 전산 관리하는 선진 검침시스템을 개발、 개통식을 갖고 오는 99년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원격검침을 실시하겠다고까지말했다. 한국통신이 이미 서비스를 원활히 하겠다고 밝힌 지 오래고 또 검침을 담당하고 있는 한전도 이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겠다고까지 말하고 있는데도 시스템 보급이 극히 저조하다는 것은 분명 어디엔가 "막힌 곳"이 있다고 볼수밖에 없다.
원격검침시스템을 도입하면 검침원이 검침을 위해 일일이 가정이나 사업장 을방문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검침인력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또 이에 따른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한전이 밝히고 있듯이 전기의 경우 피크타임 요 금제를 확대 실시할 수 있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한전으로 서는 원격검침시스템이 확대 보급되면 이득이 적지 않다.
한국통신 측에서 보더라도 이 서비스를 지원하면 이 서비스 외에도 화재발생을 비롯해 외부의 침입.가스누출 등 재난을 자동감지해 관리사무소에 전달 신속한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는 원격안전관리서비스도 병행할 수 있는 등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계량기 검침원을 위장한 강도 등 범죄를 예방할 수 있어 특히노약자나 가정주부들에게 도움이 돼 미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상당히 보급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원격검침시스템의 장점이 많고 앞으로 주택이나 사업장에서 도입하는것이 바람직하다면 정부나 관계기관、 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 서비스 를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같이 검침시스템 설치가 저조한 것은 단위 보급대수가 3백 가구 이상이 돼야 검침시스템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한국통신의 규정 때문인데,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주거환경이 3백 가구에 못미치는 빌라나연립주택.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많은 점을 감안해 규정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또 현재 가격이 높아 보급에 장애가 되고 있는 원격검침 계량기도 장기적으로는 값을 낮추어야 한다. 초기에는 개발비용이 포함돼 가격이 높은제품도 시일이 지나 판매가 늘면 자연히 가격이 낮아지기는 한다. 그렇지만기존의 계량기와 가격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만큼 원격검침 계량기 가격을 대폭 낮춰 수요를 유발하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주거환경의 고도화를 위해 인텔리전트 주택 구축의 기본이 되는원격검침서비스 확대와 이를 위한 시스템 보급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