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정자동화(HA)업체들이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아파트분양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아파트 분양이 선분양후건설 형태인 관계로 아파트분양시기와 제품설치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이 로인한 각종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선 대리점 및 영세업자들의 부도가 우려되는데다 부도를 막기 위해 덤핑 판매를 불사하는 유통업자들이 늘고 있어 시장질서가 흐려지는 사례가 많다는지적이다. 이같은 근본적인 원인은 최대 시장을 형성하는 아파트의 분양시기에 기인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수주를 따낸 대리점들은 아파트가 완공되는 2년 후에나 본사에 제품가격을 치르고 제품을 가져다가 설치하면 되므로 분양시 미리 계약금으로 받은 돈을 다른 사업에 전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 대리점들이 사업에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하면 부도를 내고 문을닫아버리기 때문에 HA업체가 이런 손해를 떠안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LG전자와 대우전자의 경우 부도를 내고 문을 닫아버리는 대리점들이상당한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대리점을 정리중이며 대우전자도 대리점을 모두정리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HA기기의 성능발전이 일반 가전제품에 비해 대단히 느린데다 계약시점과 실제 공급시점 사이에 생기는 시간 격차가 2년이나 되기 때문에 자칫 소비자들과의 분쟁으로 이어지기는 경우도 많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대우전자와 분당 파크타운 아파트 주민들 사이의 분쟁 도따지고 보면 바로 이러한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변이다. 일반 가전제품의 경우는 라이프사이클이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에 불과한 것이 보통인데 HA기기의 경우는 2년전에 개발된 제품이 공급되는 실정이니 이러한 분쟁을 처음부터 예견되었던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최근 HA업계가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시장이 축소되면서 불황을 겪는가운데서도 제품을 판매하는 것마저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이처럼 관례화된아파트 분양구조에서 기인하는 HA기기유통 구조의 문제가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HA업체들은 국내 HA산업이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선건설 후분양"이라는 아파트 분양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