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 과학기술산업국(OECD/DSTI)의 "한국 과학기술정책 평가 보고서"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공신력있는 국외 기관이 내린 최초 의평가란 점에서 흥미를 끌고 있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수준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와 함께 과학 기술정책관련 정부조직 개편、 기초과학진흥、 연구개발 프로그램및 기술하부구조 산업혁신환경 개선 문제 등 5개의 주제에 대해 OECD 나름대로의 정책권고를 하고있는데 특히 종합조정기능과 특정부처의 통합과 같은 민감한문제까지 거침없이 제시하고 있어 앞으로 상당한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 된다.다음은 보고서의 주요내용이다.
<>한국과학기술의 개괄=현재 한국은 OECD 제국과 비교해 기술수입이 과도 한실정이며 이같은 현상은 전자설비 등 기반산업분야에서 현저하게 나타나향후 산업구조 고도화 과정에서 매우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개발 투자는 매년 20%이상의 증가율을 기록、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 했으나 질적으로는 아직 OECD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인적자원은 매우 우수한 편이나 이공계열중에 자연과학계열 인력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엘리트 중심의 경직된 입시제도로 인해 젊은 세대의 창의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급속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연구개발시스템은 아직 개발도상 국의 전형을 보이고 있으며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 의경직성 등으로 최대한의 인력활용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 관련 정부조직의 재정비=현 체제하에서는 재정경제원、 종합과학기술심의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및 경제 수석비서관 등이 종합조정기능을 맡고 있으나 실질적인 조정이 이루어지지못하고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 정책결정이 경제나 재정문제에서 독립할 수 있도록 과거 경제기획원에 부여했던 과기정책 수립기능을 되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과기정책의 골격을 만들고 각부처 정책을 종합조정하는 기능을 세우는 것이 절실하다.
또한 통상산업부、 과학기술처、 교육부、 정보통신부 등 과학기술관련 4개부처의 역할중복을 피하기 위해 과기처와 통산부、 과기처와 교육부의 통합을 검토할 가치가 있으며 연구개발(R&D) 효율화를 위해서는 중앙및 지방 정부간 협조강화、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인식 확산 등의 노력이 요청된다.
<>기초과학진흥=기초과학 육성은 한국의 경제와 과학기술역량의 발전에 매우중요하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과학기술과 산업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나 민간부 문의 연구역량이 커져 역할과 기능이 불분명해졌다.대학의 경우 대학원이 있는대학이 1백개를 넘는데도 연구활동은 미미하고 연구기관보다는 교육기관으 로인식되고 있다.
출연연구소에 대한 프로젝트베이스시스템(PBS)의 도입은 경쟁과 효율성을높이는 좋은 방법이나 기초과학연구와 기술서비스(표준.검사.정보 등)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지원이 보장돼야 한다.
<>연구개발 프로그램및 기술하부구조의 강화=G7사업은 현재 미완료된 상황 이나 국내외에 2천5백건 이상의 특허등록이 이루어지는 등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정보기술 분야에서는 한국정부의 야심찬 계획들이 추진되고 있으나소프트웨어.반도체 등의 인력부족 등으로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국은 그동안 선진국 따라잡기 정책에서 현재의 과학기술수준에 맞는 새로운 전략의 틀을 짜고있으나 중간진입전략이 현재 한국 기술개발을 이끌어가기에 충분한 틀인가는 의문이다.
<>산업혁신 환경의 개선=한국의 산업성장은 OECD국가들과 달리 강력한 정부의 주도하에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대기업의 역동성은 한국의 중요한 자산이지만 산업불균형을 야기、 한국경 제의 취약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중견기업의 기술혁신 능력을 배양하고 대기업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주요 권고사항="CAN DO" 정신만으로 과학기술에 필수적인 적극성및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어려우며 기반기술 확충과 독자적인 기술혁신 능력을 배양 해야 한다.
국가차원의 전략적이고 일관된 과기정책을 위해 종합조정기능을 살려야 하 며각부처 산하 정책연구기관의 기능과 위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종합조정기능과 관련해서는 과기처를 부로 승격、 종합조정기능을 갖도록하는 방안과 청와대내에 범부처적인 전략그룹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있다. 기초과학연구및 하부구조 구축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예산을 대폭 증가시켜 야하며 과학.공학자문단을 과기정책 최고기구 산하에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 하다.
국가정보화사업은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야심차게 추진되고 있으나 다양 한사업을 위해 종합조정이 강화돼야 하고 민간기업에 대한 기술확산을 위해정부연구소및 대학에 인큐베이터 설치가 필요하다.
또한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제조업과 디자인분야의 인력 유입을 촉진하고 정부연구소、 대학 및 산업간의 인력이동을 촉진해야 한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