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사가 메모리제품의 해외생산기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투자를 확정한 삼성전자.현대전자에 이어 LG반도체가 해외생산기 지구축을 위해 협력선인 일히타치사와 총 12억5천만 달러를 합작투자, 동남 아시장공략의 요지인 말레이시아에 웨이퍼가공라인을 공동운영키로 하고 지분및 공장운영방법 등을 놓고 막바지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말레이시아의 공장은 8인치웨이퍼 가공능력이 월 3만장 규모로 내년4월에 착공에 들어가 97년에 완공、 98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64MD램을 주력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위치는 페낭의 히타치 비메모리 반도체 조립공장에서 약 3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공단지역이다.
LG반도체의 해외공장 건립은 삼성과 현대가 해외공장 건립추진계획을 발표 한올 상반기에 이미 심도있게 검토됐었다. 통상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고 객밀착형 마케팅을 외치는 주변의 목소리가 커지자 "일단 나가야한다"는 주장이 LG내부에서도 팽배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만 그 시기와 대상지역만 이문제였을 뿐이었다.
특히 삼성과 현대가 투자허가문제 등을 놓고 재경원과 벌이는 줄다리기나 환경문제 등으로 인한 현지주민과의 마찰 등 해외투자를 둘러싼 선발업체들 의여러가지 시행착오를 좀더 지켜보자는 LG특유의 신중론이 예상보다 투자결정을 더디게 했다.
이런 가운데 LG의 해외공장 건립을 위한 행보가 빨라지기 시작한 것은 불 과한달 전 해외투자의 조기추진을 독려하는 그룹총수의 명령이 떨어지면서부터다. 특히 이와 관련해 경영층간에 친분관계가 두터운 히타치사의 합작을 우선 고려한다는 밑그림까지 위에서 내려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공장운영을 추진해온 실무선에서는 말레이시아보다는 미국과 스코트랜드쪽에 비중을 둬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골치아픈 통상문제를 해결하고 현지수요를 잡기위해서는 미국진출이 시급하고 인건비와 현지정부의 지원 등 각종 인프라를 고려할때 스코트랜드가 적절하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EU 유럽연합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스코트랜드 진출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히타치로부터 갖은 수모(?)를 받아온 엔지니어들은 64MD램부터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말레이시아에 투자를 하더라도 단독으로 할 것을 적극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단 업계는 반도체 3사 가운데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지역 의존도가 전체 수출의 60%를 상회하는 LG의 수출구조와 히타치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말레이시아 진출은 별다른 여지가 없었던 선택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 가운데 LG의 말레이시아 합작공장의 앞날이 순탄할 것으로 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것 같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지역이 전기 시설을 포함해 모든 생산인프라시설이 일관가공 반도체생산을 하기에는 아직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아직 세계 유력 반도체업체들도 말레이시아에 조립공장만 운영할뿐 본격적인 생산공장 운영을 주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특히 올 2.4분기에 페낭공단의 정전사고로 인텔을비롯한 수많은 반도체업체들이 곤욕을 치뤘던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해외반도체공장 운영경험이 없는 LG반도체가 히타치의 아성이라 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얼마나 실효 를 거둘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이같은 이유들로 이번 합작이 자칫 히타치만 좋은 일 시키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은것 같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