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포맷(format)이라는 말은 전산기가 등장하기 전부터 쓰이던 말이다. 형식.양식 등을 뜻하는 이 말은 전산기 계통에서도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있다. 전산기에서는 형식이 특히 중요하다.
이력서를 쓸 때 글자 한 자가 칸을 넘쳤다고 해서 그 이력서 자체가 무시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산기에서는 아예 그것을 읽을 수 없는 것으로 취급 하게 된다.
일반인들이 이 말에 접하게 되는 것은 주로 저장매체에 대해 얘기할 때다.
무른판(플로피디스크)이나굳은판(하드디스크)은 반드시 포맷작업을 해주어야만 한다. 이를 문화체육부의 순화용어로는 "틀잡기"라 한다. 빈 무른판(공 디스켓)은 여러가지 형식(틀)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IBM전산기에서 쓰는 틀과 애플전산기에서 쓰는 틀이 다르고, 8비트 전산기와 16비트이상의 전산기 에서 사용하는 틀이 다르다.
따라서 어떤 틀로 사용할 것인지는 사용자의 전산기 종류와 목적에 따라 달리 결정될 수 있다. 흔히 IBM전산기에서는 5.25인치 무른판의 경우 1.2MB 용량으로, 3.5인치 무른판의 경우 1.44MB 용량을 가지도록 틀잡기된다.
필자는 이 틀잡기를 빈 방에 책을 얹을 선반을 만드는 작업에 비유하곤 한다. 책장이 있으면 책을 정리하기도 좋고 찾아서 꺼내기도 좋으며, 선반이 없을 때보다 더 많은 책을 넣을 수도 있다.
선반을 만들 때 목수가 못박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무른판에 틀잡기를할때에는 툭툭하는 소리가 난다(돌리개에 귀를 가까이 대고 들어보시라!)틀 잡기는 운용체계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명령어(FORMAT.EXE)의 하나다.
최근에는 이미 틀잡기 되어 있는 무른판을 대상으로 다시 틀잡기를 실행시 킬때 등록부만 초기화하는 빠른 틀잡기 명령(/Q를 붙임)이라든지, 그렇게 해서지워진 이전 내용을 되살리는 명령어(UNFORMAT.EXE) 등이 제공되고 있다.
김병선국어정보학회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