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원 산책] 인간중심의 정보처리

컴퓨터가 등장해 정보처리가 시작된지 약 50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컴퓨터쓰기를 두려워한다. 컴맹이란 단어는 바로 컴퓨터를 일상생활 이나 직업수행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뒤처지는 또 다른 주변인간을 지칭하는것이다. 불과 십수년 전만 돌이켜 보아도 그 당시에 전산실 운영요원들의 권력은 막강했다. 의사선생님처럼 흰 가운을 입고 냉난방이 갖춰진 전산실을 오가면 서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는 뭇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컴퓨터를 가까이다룰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들에게 경외감을 주었다.

지금은 사무실이나 집집마다 PC가 설치되고 전화선과 같은 통신망으로 다 른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어서 컴퓨터 사용이 많이 친근하게 되었다. 그래도아직까지 사람들이 컴퓨터를 쓰기 위해선 부담스러운 교육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지금까지는 컴퓨터를 중심으로 정보처리가 이루어졌지만 이제부턴 인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TV나 전화기를 쓰는 정도로 누구나 부담이 거의 없이 컴퓨터를 쓸 수 있는시대가 오면 인간을 중심으로 정보처리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제록스는 Ubiquitous(어디에나 편재하는)컴퓨터란 개념을 제안하면서 미래 에는 사람들이 컴퓨터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가전제품에 컴퓨터가 하나씩 들어앉는 것은 기본이고, 안경에 들어 있는컴퓨터 옷에 내장된 컴퓨터、 만년필 컴퓨터、 휴대폰 컴퓨터 등등 컴퓨터 가사람의 말은 물론 동작까지 이해해 서로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여러 종류의 컴퓨터들이 협력해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척척 제공해 줄 것이다.

인간중심 정보처리를 실현하려면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들도 많다. 이 문제들은 시간.공간 그리고 사용 주체인 인간이란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시간 측면을 살펴보면,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컴퓨터의 처리 결과를기다리다가 서비스를 받는 상황이지만 앞으로는 컴퓨터가 서비스를 항상 준비하고 있다가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제공할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속처리 능력 을갖는 대용량 컴퓨터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고속 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이라 일컫는다.

두번째 공간적인 문제를 보면, 앞으론 전세계의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앞에 놓인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정보를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이를 지구 차원에서 공간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란 뜻으로 글로벌 컴퓨팅(Global Computing)이라 부르자. 정보사회가 되더라도 주체는 정보가 아니라 인간이다. 따라서 어린이건 노 약자건 누구든지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예를들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과 글, 몸짓 등을 컴퓨터가 잘 이해해 사람과 컴퓨터가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현재 컴퓨터에 입력하는데 애로점 을극복하는 기술을 꼽아 볼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인간 컴퓨팅(Human Comput ing)이라 부를 수 있다. 이 마지막 기술은 인간중심 정보처리를 구현하기 위해서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이다.

정보사회가 되면 다양한 정보의 유통이 쉬워지기 때문에 가정, 회사, 지역 국가 등과 같은 전통적인 사회구조에서 벗어나 취미, 전문성, 개인적 상황 노총각 홀아비, 쌍둥이 엄마-)이 같은 사람들끼리 만드는 새로운 사이버 사회가 구축될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정보의 공평한 분배와 이용을 통해 인류는 진정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선진국들이 해 놓은 결과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그들을 흉내내는 일은 그만하고모든 인류가 "더블어 사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면서 우리의 몫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