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다변화 품목으로 묶여 있는 A4크기 레이저프린터(LBP) 엔진이 96년 도1월에 품목해제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국내프린터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부심하고 있다.
LBP엔진을 제조 공급해왔던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이들로부터 엔진 을공급받아 제품을 개발 판매해왔던 중소프린터업체들은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될 경우 미 휴렛패커드、 애플을 비롯해 캐논、 엡슨 등 세계 유수의 프린터업체들과 국내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외국 메이저업체의 경우 한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파격적인 저 가공세를 펼칠 것이 분명해 국내업체들로서는 이들의 거센 공세를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만 하는 어려운 입장에 몰려 있다.
잉크제트프린터시장을 통해 이미 확인했던 것처럼 세계 시장에서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놓은 외국 프린터업체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집착은 예상외로 크다. 현재의 시장규모도 크지만 앞으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수입선다변화조치가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는것을 감안해 볼 때 수입선다변화 해제는 국내 프린터시장의 비약적인 신장 과함께 기존 국내메이커 위주의 시장구조가 깨진다는 것을 의미해 외국 메이커들로서는 한국시장이 구미에 당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예외수입형태로 한국HP가 지난 11월 들여왔던 A4크기 LBP의 경우 공급이 달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사실은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는 외국업체들에 자신감을 불러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이다. 따라서 LBP시장에 빗장이 풀릴 경우 국내 업체들이 이들 해외 메이저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들 중 A4크기 LBP엔진이 수입선다변화에서 해제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LBP엔진을 제조、 국내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는 이들로서는 엔진과 프린터 양쪽 시장에서 커다란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입선다변화 해제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만 살아남을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나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6PPM(분당 인쇄속도)엔진을 선보인데 이어 8PPM 엔진을 출시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6PPM 제품이 주류를 이뤘던 올해와달리 내년에는 8PPM과 10PPM 제품 등 상위기종을 주력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저가 보급형 시장은 기존의 6PPM제품과 잉크제트 프린터로 함께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LG전자 또한 8PPM엔진을 서둘러 출시하고 인쇄품질 및 속도 등을 개선한 신제품도 연이어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수입선다변화 해제와 관련해 가장 많은 준비를 해온 업체는 큐닉스컴퓨터.
큐닉스컴퓨터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HP가 일 캐논의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 HP 제품과 같은 엔진을 채용한 경쟁 제품을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되는 즉시 출시한다는 계획 아래 이미 제품개발 과테스트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프린터업체 관계자들은 이같은 만반의 준비작업에도 불구하고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조심스런 움직임만을 표출시키고 있다. 현재로서는 수입선다변화 해제가 확실시되고는 있지만 이달말로 예정된 통 상산업부의 공식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상황이 어떻게 돌변할 지 점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지난 7월의 경우에도 LBP엔진 공급가격을 둘러싼 국내 수급업체들간의 치열한 공방전으로 A4크기 LBP엔진이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해제될 것으로 보였지만 불발로 끝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시장개방이 대세인 현재의 상황에서는 LBP엔진의 수입선다변화 해제는 단지 시기상의 문제임이 분명해 국내 시장고수를 위한 국내업체들의 행보는 갈수록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