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극심한 불황으로 침체일로를 걷던 디지털이퀴프먼트사 DEC 가 올들어 회복기미를 보이기 시작해 이제 정상궤도에 안착했다는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하는 리스럭처링 기업재구축 이 효력을 나타내면서 지난 90년 상반기에만 50억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했던 DEC의 재정구조가 올들어 흑자로 반전, 결국 지난 6월말 마감된 95회 계년도에서는 1억2천2백만달러의 순익을 낸 것이다.
DEC의 주가도 최근 몇달동안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주당 18.2 5달러로 바닥을 보였던 주가는 그동안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지난주에는 65달 러까지 기록했다.
재정적자로 허덕이며 한때 존립의 위기에까지 직면했던 DEC가 이렇게 화려한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기업재구축의 노력과 함께 알파칩을 채용한 시스템의 꾸준한 성장세, 그리고 PC부문의 도약에 힘입은 결과라고 시장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먼저 DEC는 상당분의 부동산을 처분하고 각지에 있는 35개의 공장을 10개 로줄이는 한편 지난 91년 12만여명에 달하던 종업원을 절반인 6만1천7백명정 도로 감축하는 등 혁신적인 감량경영을 단행함으로써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있었다. 또한 자사의 64비트 차세대 프로세서인 알파칩을 채용한 서버기종등의 매출도 꾸준히 증가, 95회계년도에서는 전년의 9억2천만달러보다 2배가 늘어난17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오는 96년에 23억달러, 97년에는 28억달러로 큰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DEC의 중간급 서버기종인 "알파서버 2100"은 최근 실시한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가격대 성능비가 동종급의 다른 제품들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또한 DEC의 저가 유닉스 서버기종도 2만5천달러이하급 제품시장에서 점유 율28%로 정상을 차지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사의 PC부문은 그야말로 회복의 견인차노릇을 톡톡히 효자. 가트너 그룹에 따르면 올해 DEC의 PC사업 강화정책과 함께 이 부문의 매출 은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 3.4분기(자사 회계연도 1.4분기)에도 32% 의매출증가율을 기록, 21위에 머물렀던 시장순위가 2.4분기 11위에 이어 최근9위로까지 껑충 뛰어 올랐다.
이에 따라 DEC전체 매출도 꾸준히 신장했는데 비록 95회계년도에서는 사업 다각화에 대한 적응으로 6%의 증가에 그쳤지만 이같은 매출신장률은 올 4.4 분기 16%를 비롯,앞으로 분기마다 18%, 22%씩 그 폭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시장분석가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DEC가 재도약의 날개를 완전히 펴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문제도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워크스테이션부문에서의 취약. DEC는 서버기종의 판매는 강세를 보이고있지만 워크스테이션은 선마이크로시스템즈나 휴렛팩커드, IBM 등 유력업체들에 비해 맥을 못추고 있는 형편이다.
시장조사회사인 IDC의 자료에 의하면 DEC의 워크스테이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7%에서 올해는 9%로 떨어져 5위에 그치고 있다. 5년전만 하더라도워크스테이션시장에서 이 회사의 점유율은 20%를 유지했다.
또한 알파칩 공급능력의 부족도 이 회사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DEC로서는 2천년이후에도 경쟁제품에 대해 자사의 알파칩이 우위를 지킬수있는 비책을 가지고 있다고 장담하지만 현재 매사추세츠 허드슨에 있는 반도체공장은 효율적인 비용으로 칩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는 용량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DEC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휴선 물색에 부심하고 있다.
한편 DEC의 향후 행보에 있어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 중의 하나가 알파 칩전략이다. 당초 DEC의 알파칩이 겪었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원소프트웨어가 턱없이부족했다는 점.
그러나 이 알파칩도 현재는 7천여종의 응용소프트웨어를 확보하고 있으며지난 여름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향후 개발되는 MS의 모든 소프트웨어가 인텔과 알파칩에서 동시에 운용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냄으로써 알파칩에 대한 수요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DEC가 현재 최대의 승부를 걸고 있는 것이 윈도NT 기종. DEC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몇 안되는 업체중의 하나이다. 이 윈도NT는 아직 시장점유율에서는 유닉스에 비해 미약하지만 성장속도에 서는 무서운 힘을 보이고 있는데 IDC는 시장에서 윈도NT를 운용체계로 하는서버제품의 판매가 지난 94년 11만5천대에서 오는 96년에는 56만5천대 정도로4배가 훨씬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NT용 워크스테이션도 지난 94년에는 21만대에서 96년에는 85만대 정 도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미 PC뿐만 아니라 자사가 생산하는 모든 서버및 워크스테이션 에윈도NT를 운용체계로 채용하고 있는DEC는 올해 알파칩을 장착한 윈도NT시 스템의 판매는 지난해보다 2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DEC의 한 간부도 "윈도NT가 앞으로 기업용 컴퓨터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 며NT와 알파칩과의 연계에 커다란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구현지기자>